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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이 명함이라고요? 뭐래

꼬리스토리가 신입사원 시절, 중요한 미팅 자리에 명함을 챙기지 않았다가 선배에게 크게 혼난 적이 있습니다.

명함은 상대방에게 자신이 누구이고 어떤 책임을 맡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기본적인 소개이자 예의이기 때문에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죠. 그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댕댕이들은 좋겠다. 명함 깜빡했을 때 쉬하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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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기 제 명함입니다]

소변이 명함이라고요? 뭐래

댕댕이들이 자신의 활동 영역을 알리기 위해 소변으로 표시하는 행위를 마킹이라고 합니다. 또, 댕댕이는 산책할 때마다 다른 개들이 남긴 마킹 자국에서 한참 코를 킁킁 대기도 하는데요.

마킹 자국과 소변 냄새를 통해 소변을 눈 댕댕이의 크기나 성별은 물론 나이까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즉, 명함을 거리 여기저기에 뿌리고 다니는 것이죠!

아니, 내 땅인데? 

마킹 목적은 냄새를 통해 자신의 영역임을 주장하는 데 있습니다. 그렇기에 냄새를 맡아 자신보다 강한지 약한지 판단하고, 다른 댕댕이의 마킹 위에 소변을 눠 자신의 냄새로 뒤덮기도 하죠. 이는 이렇게 말하는 행위와 같습니다.

‘뭐래. 네 땅 아니거든. 내 땅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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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내 땅이라네. 이만 돌아가 주시개]

소변 보는데 다리는 왜 드시나요?

댕댕이들의 영역싸움도 치열합니다. 분명 내 땅이라고 표시를 하고 갔는데, 다음 날 다시 와보면 다른 건방진 댕댕이가 자기 땅이라고 우기고 있으니까요!

아무래도 이 땅의 주인이 누구인지 다시 한번 알려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댕댕이는 다리를 더욱 높게 번쩍 들었습니다. 다리를 높게 든 덕분에 소변이 좀 더 높은 곳에 묻었습니다. 이제 그 건방진 댕댕이는 높은 곳에 묻은 마킹 자국을 보며 이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저 높은 곳에 소변을 보다니, 키가 무척 큰 댕댕이군!’ ‘내 소변으로 이 댕댕이 냄새를 덮어야 하는데 내 소변은 저기까지 닿지 않네.’

즉, 마킹 자국이 위에 있어야 영역을 주장하기 유리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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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구욧]

얘들아, 영역 싸움을 꼭 해야 돼?

댕댕이가 영역 표시에 집착하는 이유는 강아지들이 늑대의 피를 이어받았기 때문입니다. 침입자에게 자신의 영역임을 알리며 ‘나 이만큼 센 놈이니 돌아가는 게 좋을 거야’라고 보내는 경고이기도 합니다. 침입자로부터 자신의 가족과 먹이를 보호하고자 하는 늑대 무리의 본능이라고 볼 수 있죠.

강아지 탐구생활의 저자, 요시다 에츠코 씨의 말에 따르면 높은 곳에 마킹을 하기 위해 물구나무를 서서 소변을 보는 댕댕이도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오해 노노해

흔히 소변을 볼 때 다리를 드는 것은 수컷. 앉아서 보면 암컷이라는 오해가 있는데요. 이는 성별에 관계없이 리더십이 강하거나 독립적인 개들이 보이는 현상으로 평생 앉아서 소변을 보는 수컷도 있으며, 다리를 드는 암컷도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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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꼬리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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