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바다주에 사는 캐시 씨는 소파 위에 힘없이 누워있는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녀석은 며칠째 밥도 먹지 않은 채 온종일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고양이의 이름은 미스티.
미스티가 꼼짝하지 않기 시작한 건, 며칠 전 아기 고양이를 하늘로 떠나보낸 직후부터였습니다.
뱃속에 품던 새끼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눈을 감자 녀석이 우울증에 걸린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네바다 SPCA 보호소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SPCA의 자원봉사자인 그녀에게 아기 길고양이를 돌봐줄 수 있느냐는 요청이었습니다.
캐시 씨가 전화기를 붙든 채 대답을 망설이던 찰나, 조용히 엎드려있는 미스티의 축 처진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순간 ‘미스티가 엄마가 되기 아직 늦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녀는 수화기를 끊고 곧장 보호소로 향했습니다.
잠시 후, 캐시 씨가 85g의 작은 아기 고양이를 품에 안고 집으로 들어선 그때, 아기 고양이가 아주 작은 소리로 투덜거렸습니다.
“먕묭먕묭묭-”
그러자 소파에 누워있던 미스티가 고개를 번쩍 들어 커다란 눈으로 현관을 바라보았습니다.
“제 생각이 맞았어요. 미스티는 새끼를 잃었지만 여전히 엄마였죠.”
단걸음에 아기 고양이 곁으로 달려온 미스티는 아기 고양이를 두 앞발로 감쌌습니다. 그때부터 미스티는 아기 고양이의 곁을 단 1분 초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미스티는 아기 고양이의 온몸을 분주히 핥으며 사랑을 퍼부었습니다.
“아기 고양이는 우리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행복을 안겨주었어요.
그래서 그녀는 아기 고양이의 이름을 써니라고 지었습니다.
후- 하고 바람만 불어도 데굴데굴 굴러갈 것 같던 작은 아기 고양이 써니는 날이 갈수록 통통해져 갔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 써니의 몸무게는 150g으로 무려 2배 가까이 늘어났죠!
물론, 미스티는 얼굴 여기저기에 찌꺼기를 묻히며 밥을 먹는 써니를 목욕시켜주느라 편히 쉴 틈이 없습니다.
“이제야 미스티가 활기를 되찾았네요.”
밥을 배불리 먹은 써니는 만세를 부르며 코하고 낮잠에 빠졌습니다. 캐시 씨가 손가락으로 써니의 머리통을 툭툭 건드리자, 미스티가 두 앞발로 써니를 자신의 가슴 품으로 끌어안은 후 그녀를 노려보았습니다.
마치 ‘감히 내 새끼한테 뭔 짓이냥’라며 따지는 표정이었죠.
이에 캐시 씨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기 고양이를 돌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2시간마다 밥을 먹이고, 잠은 한숨도 못 잘 테니까요. 하지만 써니를 돌봐줄 수 있느냐는 전화를 받았을 때 저는 흔쾌히 수락했어요. 이미 훌륭한 엄마 고양이가 준비되었으니까요.”
글 제임수
사진 Love Meow, 인스타그램 @our_fosterkit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