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 분석, 전문분야별 상호이해와 협력, 타 분야 벤치마킹이 필요
2012년 제1회 반려동물관리사 직무교육 기념사진
2012년은 반려동물관리사 1회 시험이 있었던 해이다. 당시만 해도, ‘반려동물’이란 말이 흔히 사용되지 않던 시기로, 필자 역시 ‘애완동물’과 ‘반려동물’의 차이를 잘 알지 못하고 있었고, 두 용어에 차이를 왜 두는지 알지 못했었다.
반려동물이란 말이 처음 사용되기 시작하던 시절, 또 하나 우리사회 전반에 퍼졌던 말이 있었는데, 그것은 “2020년에는 반려동물 시장규모가 6조원에 이를 것이다”라는 말이었다.
‘반려동물’, ‘시장규모 6조원’…
‘반려동물’과 ‘6조원’… 개인적으로 이 두 단어가 2012년부터 현재까지의 반려동물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소라고 생각한다.
반려동물 시장만을 바라보는 우물안 개구리가 되지는 않았는가?
오늘 우연히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기사를 읽게 되었다.
‘교원그룹, 지난해 매출 1조4560억원 ‘창사 이래 최대’ (파이낸셜뉴스, 2월 13일)
기사 제목을 보면서… ‘반려동물 시장규모 6조원’이란 말이 오버랩되며… 잠시 멍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2018년도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2조 8900억원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모두가 예상했던 2020년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6조원에 크게 못미친다.
대체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누가 예측하고, 10여 년이 다되어 가는 과거 시점에 발표를 한 것일까? 대명사처럼 되어버린 ‘6조원’, 이 6조원이란 말이 반려동물 시장에 진입하려는 스타트업에게는 꿈을 심어줬겠지만, 실제 이 시장을 경험한 사람들은 꿈의 크기만큼 큰 좌절감과 실망감을 맛보았을 것이리라.
‘반려동물 시장 규모 3조원과 교원그룹 매출 1조4560억원’… 교원그룹은 한 해 반려동물 시장규모의 절반에 이르는 매출을 올린 것이다.
반려동물 시장을 만들어 가는 주인공은 누굴까?
반려동물 분야 신문사를 오픈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한 분야의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전문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고,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반려인들의 의식수준도 향상되었다.
‘반려동물 분야에 있어 부족한 것은 협력과 이해가 아닐까?’라는 생각은, 시간이 흐를수록 갖게되는 개인적인 견해이다.
반려동물 분야에서 오래 종사한 사람들, 그중에서도 반려견과 관련해 일한 사람들은, 이 분야를 ‘개판’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개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들이 생각속에 가득차 있다. ‘개판이 원래 이래’… 이 말은 그리 자주는 아니어도, 가끔씩 듣게되는 말이다. 아마 오랜기간 동안 경쟁자, 경쟁업체와 함께 부대끼면서 누적된 안좋은 면들이, 이 분야 종사자들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남긴 것 같다.
이 분야 종사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서로 아웅다웅한 것은… 바로 그 ‘6조원’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그 6조원은 현실이 아니었고, 새로운 경쟁자를 반려동물 시장에 진입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경쟁을 가열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자신의 생각과 아이템만이 맞다고 주장하지 않으면, 다음 날에는 경쟁에서 뒤쳐지게 되는 냉혹한 현실!
그 현실 앞에서 어쩌면 우리는, ‘옳음’에 대해 눈감았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경쟁자와의 경쟁을 위해 쉴새 없이 달려왔다. 그리고 그런 반려동물 분야의 전문가들에 의해 문화가 형성되었다.
시대를 정확하게 바라보는 눈을 길러야 한다
파이낸셜뉴스에 실린 ‘교원그룹’의 뉴스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빨간펜’하면 떠오르는 기업, 교원이 한 해 1조45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하는 소식을 말이다.
‘교원그룹에 속한 구성원들은 어떠했을까?’ 생각해본다. 그들은 그룹내에서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단결했을 것이고, 시대의 변화를 읽고 거기에 준비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연간 매출이 증명하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 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교원그룹의 구성원들처럼, 다같이 ‘반려동물’이라는 큰 배를 탄 사람들이 아닐까? 그렇게 거창하게 말할 것 없이, 반려동물 분야를 세분화해서, 더욱 전문적인 분야로 나눈다면, 거기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교원의 한 부서처럼 같은 구성원들이 아닐까?
같은 배를 탄 구성원들이 사분오열한다면, 그 배가 나아가는 모습은 보지 않아도 불보듯 훤할 것이다. 이 지극히 당연한 말이… 현재의 반려동물 분야의 모습인 것 같아 안타깝다.
영화 ‘아포칼립소’에 나오는 원주민들처럼, 외세의 강력한 대군이 몰려오는 것도 모르고 서로 싸우고 있는 형세이다.
이제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해야만 살아남는 시대가 되었다. 반려동물 분야 종사자들은 거대 기업들의 시장진입을 막으려고 하지만, 내부 화합은 잘 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는 꼴이다. 그 시간 누군가는 서로 단결해 트렌드를 분석하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데 말이다.
발전은 경쟁이 아닌 상호협력의 기반 위에 이루어진다
반려동물 시장규모 6조원…
처음 이렇게 예측한 사람들의 주관성이 10여 년의 기간동안 반려동물 시장에 ‘버블’을 일으켰고, 그로인해 웃고 우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아니 우는 사람들이 더 많았을 것 같다. ‘Dreams Come True’, 꿈은 이루어진다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는 2020년을 6조원의 반려동물 시장규모라고 꿈꾸며 달려왔다. ‘Why not?’, 안될 것 뭐있냐는 말이다.
전문성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변화의 트렌드를 읽기 위해서도 모두 노력할 때이다. 밀려오는 거대한 파도를 몸으로 막아보겠다는 오기는 예나 지금이나 통하지 않는다. 이제는 밀려오는 파도를 피할 방법,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 파도를 타고 넘을 방법을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파도가 얼마만한 위력을 갖고 있는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나만, 내 앞만 바라보면 밀려오는 거대한 파도는 못본다. 서로를 도와 상생하는 그룹들의 모습을 밴치마킹하며, 밀려오는 파도에 대비하는 자세… 이 자세가 필요한 2020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