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플로리다에 있는 유기견보호소 팜 비치 카운티에서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날을 맞이했습니다. 보호소에 있는 모든 아이들을 입양 보낸 것입니다.
보호소가 설립된 지 50년이 되었지만 이런 일은 처음입니다.
봉사자들은 텅 빈 케이지에서 손뼉을 치며 이날을 기념했습니다.
팜 비치 카운티 보호소의 직원 엘리자베스 씨가 감격에 가득 차 외쳤습니다.
“말도 안 돼요! 오늘은 제 인생에서 제일 기쁜 날 중 하나입니다.”
이곳은 다른 보호소와 특별히 다르지 않습니다. 매일 같이 쏟아지는 유기견에 수용할 공간과 인력 부족으로 애먹는 일반적인 보호소이죠.
자원봉사자들은 유기견들을 입양하기 위해 틈틈이 시간을 내 보호소에 방문했고, 온몸이 더러워지고 땀에 흠뻑 젖을 때까지 헌신했습니다.
보호소가 가득 차 더는 돌볼 공간이 없어질 때면 여기저기 연락해 유기견을 입양할 수 있는지 사방팔방으로 뛰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과 처참한 몰골의 유기견 모습과 사연에 절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렇게 정신없이 달려온 그들은 텅 빈 보호소에서 무엇을 할지 모른 채 서 있습니다.
“다들 충격을 받았어요. 그도 그럴 것이 편히 쉬는 날이 단 하루도 없었거든요. 다들 낯선 거예요. 이런 행복과 여유로움이요.”
봉사자들은 텅 빈 케이지 안에 들어갔다 나오며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소리를 지르며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엘리자베스 씨는 봉사자들이 각자 케이지 앞에 서서 환호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페이스북에 올렸고, 보호소가 전부 비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물론, 이 역사적인 순간이 오래가지는 않았습니다. 곧장 새로운 유기 동물들이 입소했기 때문이었죠. 그러나 직원들과 봉사자들은 잠깐이나마 그들의 꿈을 이룰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밝혔습니다.
“행복합니다. 너무 행복합니다. 우리의 기쁨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이로 인해 입양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이런 순간이 다시 찾아오기를 바랍니다.”
국내 보호소에서도 이런 날을 볼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도 입양문화가 활성화되고 정착되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