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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가 그 많은 병의 원인이었다?”… 판도라증후군(Pandora syndrome)

【코코타임즈】

유난히 겁이 많고, 늘 불안해하는 고양이들이 있다. 게다가 정도 이상으로 공격성을 띠며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양이도 있다. 늘 어디론가 숨으려 하고, 혼자 있으려고만 하는 특징도 있다.

그냥 그런 행동을 보이는 정도라면, “성격이 그런가 보다” 지나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고양이들의 다수가 방광염을 앓는다. 감염이든 종양이든 어떤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원인을 전혀 찾을 수 없는 ‘특발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고양이 특발성 방광염’(feline idiopathic cystitis)을 연구하던 토니 버핑턴(Tony Buffington) 수의학 박사는 어느날 난치성 요로 질환으로 안락사 위기에 처해있던 고양이 200마리를 연구용으로 기증받았다.

이 고양이들은 여러 다른 병들도 동시에 앓고 있었다. 피부병부터 호흡계, 순화계, 내분비계, 소화계 등 종류도 다양했다. 

그래서 버핑턴 박사 연구팀은 방광염의 원인을 전혀 다른 것에서 찾아보기로 했다. 이들은 결국 그 원인을 찾았고, 이를 ‘판도라증후군’(Pandora syndrome)이라 이름 붙였다. 판도라가 상자를 열었을 때 온갖 재앙이 쏟아져 나왔다는 그리스 신화에서 착안한 것이다.

고양이 판도라 증후군

출처: Unsplash

[원인]

판도라증후군은 “중추적인 스트레스 반응 체계(central stress response system)의 만성적인 활성화에 의한 질환”이다. 항상 위협에 반응하는듯한 긴장상태가 유지되어 신경계와 내분비계, 면역계, 그리고 여러 장기에 문제가 나타나는 것이다.

스트레스 반응 체계는 강한 부정적 경험에 의해 민감해진다. 특히 어린 나이에 심한 스트레스 상황들에 노출되는 것이 반응 체계의 발달에 영향을 준다

스트레스에 대한 민감도는 유전적 영향도 있다. 또한 어미 고양이가 임신했을 때 받은 스트레스가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을 통해 새끼에게 전달된다.

그렇지 않더라도 만일 반복적으로 유기를 당한 경우라면 다시 입양을 해도 이미 스트레스에 많이 민감해져 있을 수도 있다.

이렇게 민감해진 고양이들은 같은 상황에 처하더라도 더 심한 반응을 보이며 긴장상태가 더 오래 유지된다. 그런 고양이가 스트레스 환경에 장기간 노출되면 지속되는 긴장상태에 몸이 더 이상 버텨내지 못하는 것이다.

판도라 증후군

출처: Unsplash

[증상]

제일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스트레스에 무척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특히 환경적 스트레스 요인이 생겼을 때 고양이들은 구토, 설사, 식욕부진, 발열, 기력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판도라증후군이 있는 고양이는 쉽게 놀라며 항상 긴장된 상태에 있다. 통증에 대해 과장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버핑턴 박사팀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실험실 환경을 고양이들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새롭게 디자인했다는 것. , 소리, 냄새, 온도, 공간, 놀이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양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요소들을 최대한 줄여주는 환경을 만들어본 것이다.

고양이마다 취향이 다를 수 있어, 그 고양이에 맞추는 노력도 했다.  그러자 온갖 질환 증상들이 빠르게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판도라증후군에 따라 생기는 질병들의 특징은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한다는 것. 그 증상들이 환경적 변화, 그리고 그에 반응하는 고양이의 스트레스 차이에 따라 질환의 정도가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치료]

MEMO’(multimodal environmental modification; 다방면적 환경 개선)가 가장 효과적이다. 고양이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도록 여러 환경적 요인에 변화를 줘보는 것.

적절한 위치에 고양이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휴식공간들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높은 위치에 서서 주위를 둘러보기 좋아하는 고양이들도 많기 때문에 캣타워나 해먹, 창가 의자 등을 설치해 주는 것이 좋다.

고양이는 혼자서 조용한 곳에서 먹는 것을 선호한다. 세탁기나 냉장고 등 갑자기 소리를 낼 수 있는 기기의 옆, 또는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은 피하고 고양이 화장실 옆도 피하는 것이 좋다. 밥그릇을 여러 곳에 놓거나 음식 퍼즐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물그릇에 대한 취향도 고양이마다 다르다. 분수나 수도꼭지 형태 물그릇을 선호하는 고양이도 있고, 수염이 물에 닿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고양이도 있다.

화장실 또한 조용한 공간 여러 곳에 따로 두는 것도 좋다. 스크래처는 가로와 세로 모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고양이가 선호하는 재질도 있다.

다묘가정에서는 고양이마다 밥그릇, 휴식공간, 화장실 등을 따로 마련한다. 고양이 사이에 갈등이 심하다면 아예 생활공간을 분리해줄 필요도 있다.

쓰다듬어주거나 그루밍해 주는 것을 좋아하는 고양이도 있고 놀아주는 것을 좋아하는 고양이도 있다. 장난감도 주기적으로 바꿔 늘 새로운 놀이를 제공해 주는 것이 좋다고양이를 안정시켜주는 페로몬 제품도 있다.

그래도 증세가 나아지지 않는 경우라면, MEMO와 약물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고양이 스트레스

출처: Unsplash

[예방]

고양이가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최선이다. 특히 어린 고양이일수록 조심해야 한다어떤 경우든 스트레스 요인들을 제거하고 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증상도 줄여주고 삶의 질도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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