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재자 :성(前동물권활동가. 채식)
발화자
:순(성인. 고기 먹음)
율(성인. 채식주의자)
연(글쓴이. 축산과 재학중)
관(성인. 페스코채식)
아(고등학생. 채식주의자)
1. 동물안락사, 당신이 보고 들은 안락사는?
순: 국내 안락사가 처음 등장한 사건을 찾아봤어요
1966년에 창경원에서 24살 된 암호랑이를총으로 쏴서 죽였대요.
먹지도 움직이지도 못하는 호랑이였고, 그 당시에는 총으로 사살하는 것도 안락사라고 할 정도의 인식이였죠.
사육사는 정든 동물을 차마 손으로 죽일 수 없어서 불러온 외부직원이 총 단 한 방으로 호랑이의 심장을 관통했다고 하네요.
안락하게 간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심장에 총을 맞은 채 죽어가는 고통은 어떨까요?
심장을 관통당한다고 바로 죽는 것도 아니래요. 피 공급이 멎어가면서 30초 넘게, 1분 정도 괴롭게 죽어갔을 거에요.
동물도 감정이 있는데, 죽어가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싶더라구요
율: 기준이 정확히 명시되어 있다면, 수의사가 기준에 맞는 아이들을 안락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시한부, 치료책도 없고, 애가 너무 고통스러워한다면 고통을 멈춰줘야죠.
제가 기르는 강아지의 모견이 10살쯤 암에 걸렸어요. 하지만 암을 치료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컸죠. 10살 넘은 중형견이면, 여생도 많지 않아서 마음 아프지만 안락사를 선택하셨어요
연: 처음 봉사하던 곳에서 안락사 장면을 봤어요.
이유는 기억나지 않는데 4~5kg정도 되는 테리어였죠. 주사를 맞기 전에 엄청 버둥거렸고, 봉사자 4명 정도가 붙었어요. 안락사 당하는 동물의 공포가 느껴졌지요.
안락사가 필요했을지라도, 죽는다는 분위기와 그로인한 공포는 과연 괜찮은걸까 싶었어요.
반면에 안락사를 너무 안한 경우도 봤어요. 사설 보호소라서 소장님이 안락사 여부를 결정했죠. 보호소에 다리가 썩어가는 15살 넘은 노견이 있었는데, 늙어서 수술도 못하고 소장님은 안락사로 보내기 싫으셨는지 어쩐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결국 그 노견은 발은 계속 썩어가는 고통 속에서 진통제로 버티다가 갔어요. 저는 그 아이의 죽음이 고통사라고 생각해요. 안락사가 필요할 땐 꼭 해줘야 한다고 봐요
관: 고통사를 당하는 동물의 고통을 간접적으로 본 적이 있었어요.
제가 봉사하던 곳에서 15살 정도의 혀가 튀어나오고 백내장이 있고 늙고 병든 개를 보았어요. 몇 시간에 한 번씩 약도 투여 해줘야 해서 손도 많이 갔구요.
그런데 보호소 소장은 본업이 따로 있고 보호소 동물들을 돌보기보다는 본업에만 치중 하느라전혀 신경을 쓰지 않더라구요. 봉사자분들도 모두 일일 봉사자들이라 어떻게 케어 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로 그 강아지를 지나치게 되었어요.
다음날 가보니 아이가 없어졌더라고요. SNS를 통해서 찾아보니 결국 그 상태로 방치당하다 죽은 것이었어요. 무책임한 주인을 만나서 고통사 당한 것이죠.
2. 뉴스를 검색, 동물안락사 관련 딜레마를 소개해주세요
순: 11년도에 말티즈를 30만원 주고 데려온 사람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아이가 꼬마들과 놀다가 다리가 부러진 거에요. 병원가서 일단 깁스를 하고 돌아왔데요. 그런데 계속 다리를 절고 힘들어해서 다시 병원을 데려갔더니, 수술을 받아야한다며 100만원 견적이 나왔어요.
반려인은 ‘아니, 30만원에 데려왔더니 수술비가 100만원? 배보다 배꼽이 더 큰데?’라면서 안락사해달라고 했데요. 본인은 100만원 수술비를 감당하기도 힘들고, 지금 형편에서 차라리 안락사가 낫다고 생각한거죠. 참 아이러니하죠..
율: 독일의 동물보호소가 입소동물의 90% 이상을 입양보낸데요.
까다로운 동물 수용시설의 기준, 철저한 관리인력 배정이라는 요건도 있겠지만 애초에 버려지는 숫자가 많지 않기에 케어해서 모두 입양보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애당초 독일은 2000대 초반에 동물 매매를 금지해서 키우고 싶으면 유기동물 입양 외엔 방법이 없게하여 버려지는 동물을 최소화하고 안락사가 줄었죠.
한국은 동물과 함께하기 위해 돈주고 데려오는 상황이 안락사를 부추긴다는 딜래마가 있는 것 같아요.
연: 저는 안락사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한때는 마이크로웨이브, 전자레인지가 수분분자를 진동시켜서 그 마찰열로 음식을 데우는 원리로 하는 안락사 법에 대해서 찾아본적이 있었죠.
만약에 뇌에다 마이크로에이브를 정확하게 쏴서 0.01초 내로 빠르게 진동을 줄 수 있다면 안락사가 필요한 동물에게 고통 없는 죽음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조사하던 도중 미국 수의사협회 등에서 내놓은 안락사 지침도 찾아봤는데, 물리적인 한계로 인해 개와 고양이 같이 큰 동물에게는 사실상 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한 안락사는 불가능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안락사를 싸고 안전하게 하는 방법이 있어요. 가스실에서 이산화탄소 농도를 올리면 돼요. 그러면 값싸고 빠르게 시행할 수 있죠. 헌데 안락사가 너무 쉬워버리면 안락사를 남용하는 딜레마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되더라구요.
관: 반려인이 애가 너무 고령이고 아파서 안락사를 시킬까 말까 딜레마에 빠진 기사를 봤어요.
암 4기의 반려동물이 매일 피토하며 괴로워하는데 그냥 두고 보자니 나의 이기심 때문에 아픈 애를 억지로 살게 하는 것 같고, 안락사를 시키자니 집행하는 나의 결정에서 죄책감을 느끼겠구나 싶었어요.
동물에게 안락사를 원하는지 물어볼 수가 없으니까요…
수의사 분들도 안락사에 대한 부담이 있시지만 법적으로 동물은 재산이니 소유자가 요구하면거부하기도 힘들고요. 생명이지만 재산 취급으로 인해 안락사가 순전히 개인의 판단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딜래마라고 생각했어요.
아: 안락사도 상황에 따라서 딜래마가 있는 것 같아요.
친척집에 12살 된 말티즈가 있는데, 슬개골이 많이 아파 슬개골 수술을 200만원 들여 해주었데요. 그런데 또 비슷한 부위에 더 크게 병이 생겨 결국은 완전 절고 다니더라구요.
결국 또 수술을 받아야하는데 노령이고 큰 수술이라 수술받다 죽을 수 도 있고 수술비 견적 400만원 가량으로 많이 비싸데요. 아직도 그 강아지를 살려야한다, 안락사를 해야한다, 논의가 끝나지 않았다고 하네요.
3.유기동물 대책 중 가장 시급한 것은? 그 이유는?
순: 선진국 사례로 독일을 많이 보았잖아요?
독일의 유기동물 보호시설이 1000마리의 동물을140명의 직원이 축구장 두 개 크기의 거대한 규모로 운영되더라구요.
이런 좋은 시설을 동물세로 운영하는 것이겠죠.
우리나라는 300여 개의 동물보호소를 200억원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독일은 보호소 한 곳을 100억원에 운영하구요. 동물세를 적극 수용한다면 동물을 단순 재산이 아닌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게 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율: 동물세를 추진하려면 결국 동물등록이 먼저 되어야 하겠죠.
자동차 매매처럼, 재산세처럼.동물들을 등록하고 그에 대한 세금을 내도록 등록부터 과세까지 철저하게 진행한다면 함부로 키우는 사람도 줄어들고 유기동물도 줄어서 결과적으로 안락사가 줄어들 것이라 생각해요.
연: 저는 가정번식을 막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해요.
이게 되려면 사실상 반려동물만을 위한 전담부서가 필요하겠죠.
제 친구가 지자체에서 동물보호과에서 일하고 있는데, 단지 3명이 시 전체에서 일어나는 동물사건들을 담당하고 있어요. 벌어지는 일도 많고, 민원도 해결해야 하고, 사업도 추진해야 하고 업무량을 감당할 수가 없대요.
만약 동물세를 거둔다면 관련 인력을 고용해서 일을 처리할 수 있겠죠.
독일은 가정분양을 하면, 수의사가 출장와서 동물등록을 해준대요 만약 동물등록 하지 않으면 주변 주민이 신고해서 경찰이 출동하고요. 동물세를 거둔다면 위와 같은 일들을 함께 추진할 수 있을거에요.
관: 동물보호소의 규제라고 생각해요.
제가 봉사했던 유기동물 입양카페에서는 성별분리도 제대로 안되었어요. 비가 오면 천장 형광등 옆으로 물이 새고 난리가 나죠. 그런 심각한 누수를 방치해도 법적으로 아무런 책임을지지 않아요.
보호소 운영 기준이 너무 열악하기 때문이에요.
유기동물의 발생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버려진 동물들의 청결과 건강도 중요하기에 보호소 내 요건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 유기동물 자체를 줄이자는 부분부터, 현재 유기동물의 복지도 이야기가 나왔네요.
저는 발생 자체를 줄이자는 생각이라 펫샵 강아지공장, 개농장을 없애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마구 번식되고, 키우다 버려지고,입소된 동물들은 밀려나서 죽어가기 때문이죠.
성: 동물단체에서 구조하는 동물들은 정말 빙산의 일각인데 그게 무슨 소용인가싶어요.
우리가 본 책처럼 알려지지 않으면 잊혀지는 이야기와 숫자뿐이구요.
유기동물 구조하면 무조건 사진 찍게 되어있으니 온라인에 그들을 추모하는 공간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일년에 얼마나 어마어마한 크기로 만들어지겠어요.. 서울시에서만 일 년에 삼천마리가 안락사가 되니까요.
나중에 그 쌓인 것을 보며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에요.
<안락사 감소를 위한 제안 정리>
1) 동물등록 의무화
2) 동물세 부과
3) 반려동물 전담부서 창설 (가정번식 규제 등)
4) 보호소 시설 기준 강화
5) 강아지 농장 및 개농장 폐쇄 -> 동물 생산 규제
6) 온라인 유기동물 추모공간 마련
안락사에 관한 다양한 시각을 토의해볼 수 있는 스터디였다고 생각해요.
생명을 거두고 말고의 중요한 문제이니 만큼 문화적으로 / 정책적으로 / 생물학적으로 / 철학적으로 생각할 부분이 많은 문제가 바로 안락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동물 안락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