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의임상포럼 입장문
“검사상 오류 확인 필요, 단순 검출 가능성 높아”
“증상 없어 감염 확정 불가..위험된다 볼 수 없다”
[노트펫] 홍콩 당국의 반려견 코로나19 약한 양성 반응 발표와 관련, 국내 수의계는 반려동물이 감염됐다고 확정할 수 없다면서 반려동물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홍콩 당국의 발표가 섣부른 것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수의임상포럼(KBVP, 회장 김현욱)은 28일 홍콩발 반려견 코로나19 양성 반응 보도와 관련, 이같은 입장문을 내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영국 데일리메일 등은 홍콩 당국(어농자연호리서)이 50대 코로나19 확진자의 포메라니안 반려견에게서 코로나19가 낮은 수준으로 검출됐다는 발표를 내놨다고 28일 보도했다.
홍콩 당국은 그러나 환자의 반려견이 코로나19 증상을 보이지 않았고,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거나 사람에게 감염시킬 수 있다는 증거는 아직까지 없다며 확진 판정을 보류했다. 또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한국수의임상포럼은 “모든 검사 방법은 100% 정확할 수 없다. 99%의 정확도를 보이는 검사도 100번 검사를 하면 1번은 위양성(거짓양성, 실제 양성이 아니나 검사상 양성으로 나옴)을 보일 수 있다”며 “특히 이번 보도에서는 검사 결과가 약한 양성으로 나왔다 밝히고 있어 검사상의 오류가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설사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고 해도 반려견의 감염으로 확정할 수 없다”며 “감염된 보호자가 재채기 등의 분비물을 반려견에 묻힌 경우 면봉 등을 통한 반려견의 검체 채취 과정에서 보호자에게 배출된 바이러스가 단순 검출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특히 “실제 바이러스가 반려견에서 직접 유래됐다하더라도 사람에서와 마찬가지로 반려견의 경우 바이러스 감염 시 발열, 식욕부진, 기력저하 등의 임상증상이 나타나며 바이러스가 공격하는 장기에 따라 폐렴과 같은 특이 소견이 나타나야 한다”며 “외신 보도에서는 반려견은 아무런 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실제 감염이라 확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수의임상포럼은 “이번 사례에서 반려견을 격리한 이유는 후속적인 검사 등을 통해 단순 검사상 오류인지, 실제 감염증상이 발생하는지를 모니터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확진 판정을 내리지 않았으므로 반려견이 코로나19에 있어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는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재차 밝히고 있다며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감염될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되며 일반적인 상황에서 반려동물을 격리하거나 멀리할 필요는 없다고 권고했다.
한국수의임상포럼은 “다만 코로나19 감염자가 바이러스에 오염된 손으로 반려동물을 만질 경우 반려동물이 건강한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겨줄 수 있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며 “이 경우라도 감염자의 휴대폰 등 사물체를 통한 전파 가능성과 같은 위험성 정도이기 때문에 개인 위생관리에 준한 주의 정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국수의임상포럼은 지난 2015년 신진 동물병원 수의사들을 주축으로 출범한 현재 800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수의사단체다. 수의진료의 표준화와 진료 기술 향상 등 수의관련 연구는 물론, 특히 사람과 동물의 건강은 한데 묶어 관리해야 한다는 원헬스(One-Health) 실현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에서의 반려동물 피해 사례를 발굴한 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