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에 있는 마을 카푸르나블에는 한때 4만 명 이상의 주민들이 살았습니다.
그러나 총알과 폭탄이 오가는 내전의 중심지가 되었고, 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피난을 떠나 현재는 100여 명 밖에 살지 않습니다.
100여 명의 주민들은 각자만의 이유로 마을에 남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그중 한 명인 32세의 살라 씨의 이유가 좀 특이합니다.
주민들이 급하게 피난을 떠나자 마을에는 보호자를 잃은 수천 마리의 고양이가 남겨졌는데, 그는 이 고양이들을 돌보기 위해 전쟁터에 남았습니다.
살라 씨의 사연을 우연히 접한 한 기자가 “폭탄과 총알이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위험 속에 살아가는 게 무섭지 않으냐”라고 묻자 살라 씨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당연히 무섭죠. 정말 무서워요… 그런데 고양이들과 함께 있으면 견딜만해요.”
버려진 고양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살라 씨의 책임감이 공포를 이겨낸 것이었죠.
사실, 살라 씨도 전쟁이 나기 전까지만 해도 지역 방송국의 기자였습니다. 당시 살라 씨가 존경하는 인물이자 멘토인 국장은 방송국 예산을 특별 편성해 길고양이들을 돌볼 정도로 불쌍한 생명과 이웃을 돕는데 헌신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전쟁이 터지며 국장은 한 무장단체에 살해당했고, 이제는 살라 씨가 남아 남은 고양이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몇몇 주민이 살라 씨를 도와 고양이에게 밥과 물을 챙겨주고 있긴 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고양이들의 수가 너무 많습니다.
또한, 주민들이 먹을 식량도 많지 않다 보니 고양이에게 나눠줄 음식도 부족한 편이며 음식의 상태도 좋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어쩔 수 없이 생라면 같은 음식을 그대로 줄 때도 있습니다.
살라 씨가 마을을 지나가면 30마리 이상의 배고픈 고양이 떼가 그를 따라다니는 장관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정말 위험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습니다. 언제 마을 한가운데에 폭탄이 떨어질지 모르니까 말이죠.
그러자 살라 씨는 전쟁터 한가운데에 있는 사람이라곤 믿기지 않을 침착함과 온화한 미소를 보이며 대답했습니다.
“전쟁 앞에서 저도 이 고양이들도 약한 존재예요. 서로 의지하고 서로 돕는 수밖에 없어요. 물론 정말 위험한 상황이 오면 대피해야겠죠. 하지만 이 고양이들을 못 본 체할 수가 없어요. 이 모든 고양이를 살릴 방법이 있다면 좋을 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