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포악한 코미디언을 입양한 부부의 영상 일기

batch_01.jpg

 

작년 겨울, 아키스 씨 부부는 그리스 나플리오로 휴가를 떠났습니다. 이곳에는 길고양이가 어찌나 많이 사는지, 부부가 골목으로 들어설 때마다 수십 마리의 고양이들이 사방으로 흝어지기 바빴는데요.

그중 부부를 향해 정면으로 사뿐사뿐 걸어오는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녀석이 소키에요.”

 

 

batch_02.jpg

 

소키는 자신의 무리를 떠나면서까지 부부의 뒤를 끝까지 쫓아다녔습니다. 결국, 부부가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하는 순간이 왔습니다.

서로의 얼굴을 잠시 쳐다본 부부는 누가 뭐라 할 것도 없이 녀석을 품에 안고 차에 올랐습니다.

“우리 둘 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죠.”

 

 

batch_03.jpg

 

집에 온 소키는 원래 부부의 집에 살았던 것처럼 뻔뻔할 정도로 빠르게 적응했습니다.

부부의 손가락에 냥냥펀치를 날리다 고개가 꺾이더니 폭풍처럼 코를 골았습니다.

“드디어 인형이 멈췄네. 건전지가 다 됐나 봐요.”

 

 

batch_04.jpg

 

장난치는 모습이 귀여워 카메라를 들면, 갑자기 수줍음이 찾아온 듯 벽에 숨어 렌즈를 쳐다봅니다.

“소키. 카메라에 인사 좀 해줄래?”

 

 

batch_05.jpg

 

그러자 소키가 번개처럼 날아와 카메라를 깨뭅니다.

“안돼!”

 

 

batch_06.jpg

 

소키는 언제나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누워있을 때도 허리를 접었다 폈다 하며 생선처럼 팔딱팔딱- 거립니다.

탁타타닥- 하는 발톱 소리가 나 거실로 나가보면 홀로 탭댄스를 추는 쏘키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batch_07.jpg

 

“쿵”

탁자나 식탁 위를 돌아다니며 물건을 바닥 아래로 모조리 떨어트리기도 합니다.

 

 

batch_08.jpg

 

하지만 놀이에는 계획이 필요합니다. 어떤 사고를 칠지, 어떤 놀이가 재밌을지, 오늘은 무엇을 하고 놀지 말이죠.

그럴 땐 이 좁은 카펫을 벅벅- 긁어 잔뜩 상하게 한 후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 명상을 합니다. 혼자 있는 것만큼 생각하기 좋은 것은 없으니까 말이죠.

 

 

batch_09.jpg

 

아키스 씨 부부는 볼록 튀어나온 카펫을 보며 이렇게 얘기합니다.

“아무래도 우리가 포악한 코미디언을 입양한 것 같아요.”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인스타그램/sokithecat

ⓒ 꼬리스토리, 제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비마이펫배너광고

작성자: 꼬리스토리

이 콘텐츠를 추천하시겠습니까?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