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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돗개는 정말 사나울까?

최근 가정에서 사랑 받는 진돗개, 진도믹스들의 모습이 SNS를 통해 속속들이 보이지만, 여전히 진돗개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우려가 많다. 진돗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쫑긋 선 커다란 귀, 동글게 말린 꼬리, 곧게 뻗은 네 다리가 특징인 진돗개. 천연기념물 제 53호로 지정된 진돗개는 우리의 토종견이다. 하지만 천염기념물임에도 진돗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개들의 삶은 긍정적이지 못하다. 진돗개는 용맹하고 충성심이 강하다, 한 주인만 바라본다, 공격성이 강하다, 사회성이 부족해 단체생활을 못한다 등 진돗개를 따라다니는 편견들이다. 또 동물학대 현장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개들도 흔히 백구, 황구, 흑구로 불리는 진도믹스들이다. 작은 개장에 갇혀 비참하고 짧은 생을 사는 식용 개 농장에서도 진돗개 혹은 진도믹스를 쉽게 볼 수 있다.

1m의 삶이 만든 진돗개에 대한 편견

먼 과거 우리의 조상들은 ‘집 지키는 개’로 진돗개를 키워왔다. 1m도 채 안 되는 짧은 줄에 묶어 사람이 먹다 남긴 잔반들을 먹이고 추운 겨울에도 더운 여름에도 집을 지켜야 하니 밖에 두었다. 또 때로는 사람을 위한 ‘고기’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여전히 현대에 와서도 많은 진돗개들이 1m의 삶을 살고 있다. 도심 공장부터 산골 골짜기 전국 방방곡곡 없는 데가 없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눈을 돌리면 서글픈 삶을 살아가는 진돗개와 믹스들을 볼 수 있다.

한 개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전, 교육, 환경 세가지 요소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진돗개들은 교육과 환경적 요소가 결여된 채 살아왔다. 1m의 짧은 줄에 매여 있고 음식물 쓰레기로 연명하며, 산책 한 번 제대로 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중성화 수술을 해줄 리도 없고 번식력이 좋아 한번에 10마리 이상 새끼를 낳기도 한다. 이 집, 저 집, 이 마을, 저 마을로 보내진 새끼들은 어미 개의 비루한 삶을 고스란히 물려받는다. 한 번 정해진 자리에서 사계절을 나고 해가 바뀌면 개장수에 팔려가기도 하고, 운이 좋아 봤자 변함없이 그 자리에 묶여 살거나 다른 집으로 보내진다.

진돗개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편견들은 오랜 기간 다수의 사람들이 진돗개를 그저 집 지키는 개로 키워왔기에, 우리가 보았던 진돗개들의 모습이 1m의 삶을 살아온 개들이기에 그런 것이다. 보호자가 반려견을 대하는 태도는 어떤지, 자라는 환경은 어떤지에 따라 반려견의 성격이 만들어 진다. 진돗개는 처음부터 사납게 태어나지 않았다.

진돗개도 소형견과 다르지 않다

진도 혹은 진도믹스 입양률은 1%대로 저조하다. 동물보호소엔 구조한 동물들이 넘쳐나고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진도믹스는 입양이 되지 않아 이들의 삶은 구조 후에도 팍팍하다. 그나마 운 좋은 경우는 해외로라도 입양을 가는 진도믹스들이다. 왜 한국의 개들이 먼 타국으로 가야만 할까? 진도믹스들이 있는 그대로 존중 받고 살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에도 일종의 ‘유행’이 있어 선호하는 품종이 아닌 경우 어리고 건강해도 한국 내 입양의 기회가 매우 적다. 소형견을 선호하는 국내 분위기와 함께 만연하게 퍼져있는 진돗개와 진도믹스에 대한 편견이 아이들이 머물 자리를 밀어내고 있다.

그럼에도 다행인건 아주 적지만 진돗개 혹은 진도믹스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실외가 아닌 실내에서, 잔반이 아닌 알맞은 사료를 먹고, 집 지키는 개가 아닌 사랑을 주고 받는 평생의 반려견으로 자란다. 교육과 환경적 요소가 갖춰진, 반려견이 된 진돗개는 다른 개들과 별 다를 것 없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반려동물의 가치는 품종, 가격, 외모 등 사람들이 정해 놓은 규격에 있지 않다. 종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바라보자. 그저 사랑을 주고받길 원하는 반려동물만이 보일 것이다.

기획 임소연 김지원(동물자유연대)
동물자유연대는 인간에 의해 이용되거나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 동물의 수(數)와 종(種)을 줄여 나감으로써, 인간과 동물의 생태적·윤리적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https://www.animal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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