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집사가 출근 전 인사를 하자 고양이는 엄격하고, 근엄하고,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두 발로 섰다.
집사 윰윰 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 준비로 바쁜 아침을 보내고 있었다.
아무리 바빠도 고양이 남매 ‘몽이’와 ‘별이’에게 인사는 꼭 하고 나갔기에 이 날도 어김없이 인사를 하려고 했다는 윰윰 씨.
“집사야. 출근 말고 나랑 놀자옹~” |
침대 위에서 자리를 잡고 있던 별이는 윰윰 씨가 “다녀올게”라고 인사를 하자 그런 황당한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는 표정을 지으며 두 발로 벌떡 일어섰다.
동그란 눈에 꾹 다문 입, 힘이 잔뜩 들어간 어깨까지, 강력한 ‘엄근진(엄격, 근엄, 진지)’ 포스를 뿜어대고 있는데.
표정을 보니 당장이라도 “지금 뭐라고 했냥? 나랑 놀아야지. 가긴 어딜 가”라고 말을 할 것만 같다.
한참 그렇게 같은 표정, 자세를 하고 있던 별이는 잠시 뒤 시선을 돌리며 원래 자세로 돌아왔다.
윰윰 씨는 “출근 전에 인사를 하는데 거실 쪽에서 무슨 소리가 났는지 혼자 미어캣처럼 일어났어요”라며 “별이는 저렇게 가끔 일어나서 집사들을 빵 터지게 해준답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종종 두 발로 서서 기도를 하듯 허공에 헛발질을 하기도 해요”라며 “다리가 짧아서 그런지 두발로 서도 꽤나 안정적이에요”라고 덧붙였다.
이제 막 1살이 된 별이는 식탐이 많은 고양이란다.
같이 살고 있는 오빠 몽이보다 먹성이 좋아 몸무게를 치고 올라간지 한참 됐다고.
얼마나 먹을 것을 좋아하면 자다가도 간식 봉지 소리만 나면 벌떡 일어나 쏜살같이 달려온단다.
“먹을 것 가지고 장난치지 말고 빨리주라옹!” |
가만히 누워 휴식을 취하다가도 놀 때는 눈빛이 바뀌면서 최선을 다한다는 별이.
이런 별이의 취미는 밤마다 혼자 양모공을 굴리고 다니는 것이다. 그러다 흥이 나면 귀여운 소리를 내는데 그게 꼭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들린다.
2살이 조금 넘은 몽이는 동생에게 맨날 양보해 주는 착한 오빠란다.
때로는 시크하게, 때로는 깜찍하게. 천의 매력을 가진 오빠냥 몽이. |
밥이나 간식을 먹다가도 별이가 오면 자리를 비켜줘 가끔 보면 짠할 때가 있다고.
그래도 진심으로 동생을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게 귀찮을 법도 한데 매일 별이를 쫓아다니며 그루밍을 해준단다.
“어쩌면 두 발로 서는 것도 나한테 배운 걸지도 모른다냥!” |
몽이가 진심으로 아낀다는 것을 아는 건지 별이도 귀찮아하면서도 화를 내진 않는다.
“우리 가족 언제나 행복했으면 좋겠다옹~” |
냥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윰윰 씨는 “몽별아. 아프지 말고 집사 환갑 넘을 때까지 장수묘로 남아줘. 우리 몽별이 사랑해”라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