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새벽, 깊게 잠들어있던 에밀리 씨는 시끄러운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깼습니다. 알람은 아기방에 설치한 동작 감지기에서 나는 소리로 아기가 잠에서 깼음을 의미합니다.
순간 그녀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날 밤엔 우는 아기를 달래기 위해 요람째 안방으로 데려왔기 때문이었죠. 즉, 아무도 없는 아기방에서 움직임이 감지된 겁니다.
순식간에 잠에서 깬 에밀리 씨는 두려운 마음으로 아기방에 설치된 아기 감시용 모니터를 확인했습니다. 어두운 화면에 번쩍이는 두 눈빛이 나타났습니다.
에밀리 씨 가족의 반려묘였습니다.
새벽에 아기 침대로 몰래 들어간 고양이가 아기용 모빌에 냥냥펀치를 날리며 신나게 놀고 있었고, 녀석들이 요란하게 움직일 때마다 동작감지기에서는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뚜. 뚜뚜뚜뚜. 뚜뚜. 뚜뚜뚜.”
짧은 순간 공포에 질렸던 에밀리 씨는 긴장이 풀리며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보았습니다. 잠시 후 또 다른 반려묘가 합류하더니 더욱 요란하게 놀기 시작했습니다.
“뚜뚜뚜뚜뚜뚜뚜뚜뚜뚜.”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은 채 신나게 노는 두 고양이를 바라보던 그녀는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까부는 고양이들을 지켜보다 다시 잠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야밤에 장난감을 몰래 가지고 논 두 사고뭉치는 다음 날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우리를 맞이하며 시치미를 뗐어요. 미안하지만 여기 증거가 있습니다.”
묵비권을 행사하겠어오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페이스북/emilymaycas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