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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복 한국수의안과연구회 회장이 안과 결심한 사연은?

정만복 한국수의안과연구회 회장이 안과 결심한 사연은?

“개는 후각, 청각 발달했으니까 시각은 좀 떨어져도 된다고요? 당장 내가 눈이 안 보인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답답하고 두려울까요? 개들도 마찬가지랍니다.”

정만복 한국수의안과연구회 회장(아시아수의안과전문의)은 최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사람·동물 모두 가장 중요한 감각기관은 눈”

정 회장은 벳아너스 회원인 서울 금천24시 우리동물메디컬센터 안과원장이다. 우리동물메디컬센터에서 만난 정 회장은 자신이 동물 안과를 시작한 계기를 “진돗개 덕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2000년대 초반에 진돗개의 안과 진료를 보게 됐다”며 “강아지의 눈을 보면 맥락막에 위치한 반사판이 가진 고유의 색이 있다. 진돗개의 반사판이 노란 색이었는데, 마치 깊은 바다처럼 느껴졌다”며 진돗개 눈에 빠져들게 된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사람이나 동물이나 여러 감각기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이 눈이다. 정보의 70~80%는 눈으로 보고 뇌로 전달하기 때문”이라며 “눈이 안 보이면 우울해지고 잠을 많이 자게 되니 운동 부족이 생길 수 있다. 주변 사물에 부딪혀 다칠 수도 있으니 눈은 관리가 중요한 기관”이라고 강조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동물 안과를 하는 수의사들이 거의 없었다. 강아지, 고양이 보호자들도 눈 건강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치료 기술도 부족했던 상황.

정 회장은 과거 대학원 박사 과정 중에 미니어처 슈나우저 강아지 진료를 본 적이 있다고 했다. 강아지가 이미 실명한 상태에서 온 터라 치료가 불가능했다. 시력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소리에 보호자가 그 자리에서 하염없이 울었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그는 “동물 안과 질환 중에 유전적 요소가 많다. 그 슈나우저는 망막이 위축되기 시작하면서 신경 전달이 안 돼 시력이 소실되는 유전성 망막질환이었다. 치료가 불가능했다”며 “최근 국내 뱅갈고양이에서 이러한 유전성 망막질환이 많이 발견되니 키우고 있는 보호자들이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반려동물은 눈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는 평소 인공눈물을 하루에 2~3번씩 넣어주면서 휴대전화의 플래시를 켜서 안구를 살펴보는 것으로 반려견의 시력을 관리한다.

그는 반려견 2마리를 키웠는데, 입양한 유기견 1마리는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정 회장은 “반려동물들의 눈 흰자가 충혈 되지는 않았는지, 눈을 찡그리지는 않는지 살펴봐 달라”며 “눈곱이 끼어 있는지도 자주 살펴보면서 건강 관리를 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호자들이 반려견과 산책을 가면 풀밭과 고수부지를 많이 뛰어다닌다”며 “미세먼지도 많고 꽃가루 날릴 때 결막염이 생길 수 있으니 산책 후 관리를 잘해야 결막염이나 안구건조증이 안 생긴다”고 조언했다.

이어 “산책을 다녀오면 인공눈물 등으로 꼭 눈을 씻어주는 것이 좋다”며 “도글라스 등 보호안경을 착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사람과 동물은 달라…건강검진 및 관리 중요”

정만복 회장이 여름철 반려견 눈 건강관리에 대해서 말씀을 주셨다.

그는 “에어컨 바람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다 보니 강아지들의 눈에 직접적으로 차가운 바람이 장시간 노출되면 건조해지기 싶다”며 “자동차 드라이브 할 때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에도 눈이 건조해질 수 있으니 너무 오래 창밖을 보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겨울철에는 “실내가 건조하지 않도록 적정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노령동물이 늘어나면서 백내장에 걸리는 개들도 많아졌다. 정 회장은 수술 전에는 환자가 백내장 수술을 할 수 있는 상태인지 안과 종합검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람과 다르게 전신 마취를 해야 하므로 반드시 내과 건강검진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술 후에는 보호자의 지속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들이 백내장 수술 후 처음 보호자와 만날 때 뛰어가서 안긴다. 이 모습을 보고 있으면 큰 보람을 느낀다”며 “하지만 개는 백내장 수술 후 관리가 안 되면 나빠질 수 있으니 눈 관리를 잘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백내장을 막을 수는 없지만 질환 진행을 더디게 할 수 있다”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태양이 강한 오후 2~4시 사이 외출을 자제해 달라”며 “산책을 다닐 때는 시선을 멀리, 밖에 나가면 먼 산을 바라보게 해 달라. 안구 앞에서 장난감 혹은 간식을 상하좌우로 회전시키면서 안구운동을 해주는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반려동물이 8세 정도가 되면 안과 건강검진을 꼭 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요즘은 바쁜 보호자들이 많아서 반려동물의 질환이 상당 부분 진행된 뒤에 병원을 찾는 일이 잦다. 그러다보니 치료가 힘들어져 안타까울 때가 많다”며 “바쁘더라도 8세 이상 되면 안과 종합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안과 진료를 시작한 지 벌써 20여 년. 1년에 1500케이스의 안과 진료를 할 정도로 전문가다.

“앞으로도 많은 개들이 맑고 건강한 눈을 갖고 생활할 수 있도록 열심히 연구하겠습니다. 성심성의를 다해 초심을 잃지 않고 진료하는 수의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으니 믿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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