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불문, 댕댕이들은 반가우면 꼬리를 격하게 흔들며 얼굴을 핥습니다. 우리는 고개를 양옆으로 마구 돌리며 댕댕이들의 혀를 피하기 바쁜데요.
아니, 댕댕이들은 왜 이렇게 얼굴을 핥고 싶어 하는 걸까요?
[하하하핳하하하하핳하 그만해]
웁웁! 댕댕아 내 얼굴이 맛있니?
젖을 막 뗀 어린 새끼 늑대들은 어미가 토해온 먹이를 자라며 자라는데요. 어린 새끼들이 어미의 입 주변을 핥으면 어미가 먹이를 토해냅니다. 이런 야생 늑대의 습성이 오늘날의 개에게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럼 사람 얼굴을 핥으면 밥을 달라는 뜻인가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얼굴을 핥으면 먹이를 먹으며 긍정적인 기억이 남아 있는 새끼들은 성체가 되면 이러한 행위를 애착과 애정의 표현으로 사용합니다. 여러분의 얼굴을 핥는다는 건 여러분들을 사랑한다는 뜻이지요!
[웁! 우웁!]
진정해 이 사람아
오늘날 댕댕이가 사람의 얼굴을 핥는 행위는 애정 표현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가령 반려견을 야단치거나 혼날 때 보호자의 얼굴을 핥으며 ‘진정하라’는 의미로 쓰이기도 하며, 처음 만나는 사람을 핥는 경우에는 애정이나 카밍 시그널이 아닌, 정보를 획득하려는 의미의 행위입니다.
[그랬구나. 자 핥으렴]
나 싫어졌어요?
얼굴을 핥는 행위가 카밍 시그널, 정보 획득 등 다양한 뜻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물론 가장 많이 쓰이는 이유는 바로 애정 표현입니다. 그래서 보호자가 반려견이 얼굴을 핥는 것을 지나치게 거부하거나 혼낸다면 댕댕이는 혼란스러워할 수 있습니다. 이는 댕댕이의 자존감 하락과 불안감으로 연결될 수 있으므로 우리 보호자분들은 두 눈을 꼭 감고 마음을 내려놓고 댕댕이의 혀에 얼굴을 잠시만 맡겨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