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엑스레이(X-RAY) 판독도 AI(인공지능)를 활용하는 시대가 됐다.
“그동안은 수의사가 ‘주관식’ 문제 풀듯 엑스레이를 판독해왔다면, 이젠 ‘객관식’ 문제를 풀듯 AI가 확률로 제시한 여러 소견을 비교해 보며 진단을 내리면 된다.”(SKY동물메디컬센터 오이세 원장·사진 왼쪽)
반려동물 엑스레이 사진을 AI가 분석해 수의사의 진단을 돕는 ‘엑스칼리버(X-Caliber)’가 세상에 나왔다. 지난해 9월,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AI 기반 수의(동물)영상진단 보조서비스’로 품목허가(2종)를 받은 지 딱 1년만이다.
25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광개토관에서 열린 ‘서울수의임상컨퍼런스’에서 (주)SKT는 ‘엑스칼리버’를 공식 출시하며 “수의사가 반려견의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 AI플랫폼 ‘엑스칼리버 VET AI’에 업로드하면, AI가 반려견의 비정상 여부를 판단해 다시 수의사에 관련 정보를 전송하는 시스템”이라 설명했다.
엑스레이 사진을 클라우드에 올리면, AI가 약 30초내(인터넷속도 100Mbps 기준) 비정상 소견 여부와 위치 정보 등 분석 결과를 알려준다는 것.
판독 정확도는 항목별로 84%부터 최대 97%까지. AI 판독과 수의영상 전공 수의사들 판독을 비교해 양측 의견이 합치하는 비율이다. 게다가 모든 데이터는 클라우드를 활용하기에 PC나 모바일,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AI의 영상진단 판독 결과를 바로 받아볼 수 있다.
이에 영상 전공 수의사를 따로 두기 어려운 소규모 동물병원에서도 엑스레이를 정확하게, 또 간편하게 판독할 수 있게 된다.
SKT, 전국 5개 수의대 및 SKY와 손잡아 상용화 이뤄내…판매는 MSO 코벳이 맡아
엑스칼리버는 대학-기업-병원 등 3자 협업체제의 산물이다.
AI가 학습할 기본 데이터와 판독 데이터는 전국의 5개 수의대(충남대, 경상국립대, 전북대, 강원대, 경북대)에서 모았다. 그리고 AI 알고리즘과 러닝머신 기술은 SKT가, 현장 임상시험은 SKY동물메디컬센터의 9개 네트워크 병원들이 맡았다.
충남대 수의대 이영원 교수는 “AI기술이 이미 의료분야에서 빠르게 개발 및 적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SKT ‘엑스칼리버’는 우리 수의학의 기술 발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고, SKY 오이세 원장은 “분석 리포트가 여러 병변의 발생 가능성까지 제시해주기 때문에 진료의 정확도를 한층 올릴 수 있다”고 했다.
SKT 하민용 CDO(최고사업개발책임자)도 “우리의 AI기술력과 5개 수의대의 고품질 데이터가 합쳐져 국내 최초로 AI기반 수의영상진단 보조시스템이 탄생했다”면서 “SKT는 질병의 진단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현재는 강아지의 근골격계 질환 7종, 흉부 질환 10종 등에 그치지만 앞으로 복부 질환, 고양이 질환 등으로 계속 확장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한편, 엑스칼리버 유통은 (주)코벳(COVET, 대표 천우진)이 맡았다. 코벳은 한달 구독료 30만원 안팎으로 엑스칼리버 서비스를 보급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