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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없어도’ 어린 나이에 어른이 된 아기 고양이

지난 3월, 노스캐롤라이나주 일부 지역에는 오랜만에 큰비가 쏟아졌습니다. 누군가는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는 비를 보며 반가워했지만, 누군가에게는 차오르는 빗물은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특히 엄마를 잃은 아기 고양이 핍이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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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고양이 핍은 공포에 질려 큰 소리로 울었지만, 세차게 내리는 빗소리에 묻혀 전혀 들리지 않았습니다. 엄마를 애타게 불러보았지만 엄마는 며칠째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핍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움을 요청했고, 다행히도 녀석의 목소리는 근처를 지나던 주민에게 닿았습니다.

주민에게 구조된 녀석은 곧장 지역 동물 구조대 ‘머피의 법칙 동물구조대’에게 인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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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피의 법칙 동물구조대의 설립자 사라 씨는 핍이 입소하던 그날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비에 흠뻑 젖어 쭈글쭈글한 모습이 너무 인상 깊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마시멜로가 꾸겨진 것처럼 생겼어요.”

그래서 사라 씨는 마시멜로 브랜드의 이름을 따 녀석의 이름을 핍이라고 지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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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씨가 핍의 몸에 묻은 물기를 닦은 후, 따듯한 바람으로 부드럽게 말려주자 녀석의 털은 사방으로 뻗치며 몸집은 금세 2배로 부풀었습니다.

핍은 엄마를 잃고 비에 젖어 낯선 곳에 이제 막 도착한 아기 고양이치고는 너무 당돌했습니다. 눈앞에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할 말이 있다는 듯 앞발을 움찔하며 옹알거리곤 했습니다.

마치 ‘우리 엄마 못 봤어오’라고 물어보는 듯 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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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힘을 쥐어짜 내 울던 핍은 정신을 차려보니 배가 고파왔습니다. 그리곤 이유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부터 자신의 눈앞을 가로막고 있는 젖병을 움켜잡았습니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꿀꺽꿀꺽- 원샷을 때렸습니다.

“얼굴 앞에 젖병을 흔들어도 거들떠보지도 않더니, 어느 순간 갑자기 젖병에 달려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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핍은 몸속에 영양 가득한 하얀 우유가 들어오자 정신이 맑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자 자신을 보며 환하게 미소 짓고는 인간들이 눈에 들어왔죠. 마치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요.

입가에 우유를 잔뜩 묻힌 핍은 그대로 미소 짓는 인간들에게 돌진했습니다.

“핍은 우리 보호소에서 애교가 가장 많기로 유명한 녀석입니다. 사람을 무척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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핍은 짧은 기간 만에 보호소에 무난히 적응한 덕에 보호소 내에서의 사회적 지위도 크게 높아졌습니다. 바로 새롭게 구조된 아기 고양이들을 교육하는 선배님 역할을 맡게 된 것이죠.

핍은 자신보다 일주일이나 늦게 입소한 후배 아기 고양이들의 어깨에 손을 얹고 엄마가 없어도 우린 행복할 수 있다며 자신의 교훈을 들려주었습니다.

“새롭게 들어온 아기 고양이들에게 끊임없이 또 무언가를 말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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핍은 현재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밥을 먹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며 소화를 시킨 후, 후배들에게 인생 교육을 들려줍니다. 그리고 시간이 남으면 낮잠을 잡니다.

사라 씨는 핍의 사진과 일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며 핍의 새 가족이 하루빨리 나타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핍은 아주 바쁜 아이니 핍과 만나고 싶은 분은 저에게 예약하시면 됩니다. 걱정 마세요. 당신이 등장하기만 해도 반갑게 달려와 맞이할 거예요. 그리고 오직 당신만 바라봅니다.”

글 제임수

사진 Love Meow @Murphy’s Law Animal Resc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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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꼬리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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