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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투 인터뷰:유기견 뚱이와 땡이를 입양한 윤희 님

애니멀투게더에서는 반려견을 입양한 이웃들을 소개합니다. 윤희 님은 최근 뚱이와 땡이, 합쳐서 뚱땡이라는 사랑스러운 유기견 두 마리를 입양했습니다. 첫 만남에서 뚱땡이가 달려오던 때의 ‘심쿵’을 전해주셨죠. 약한 아이들이라 아프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씩씩하게 윤희 님을 쫓아다니는 아이들이 되었다고 해요. 윤희 님은 유기견을 입양하면서 “한순간의 감정으로 데려오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반려견_사지말고_입양하세요

<사진=뚱이와 땡이 2개월경, 출처=강사모 윤희님 작성>

애투 : 먼저, 윤희님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윤희 :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충청북도 보은에서 반려묘 1마리, 반려견 3마리와 같이 살고 있는 24살의 평범한 사람입니다. 🙂

애투 : 최근 유기견 두 마리를 입양하셨는데요, 어떻게 만나게 되셨어요?

윤희 : 저희 집에 5년 좀 넘은 반려동물(발바리)이 있었습니다. 그 아이가 병에 걸려 치료를 받는 도중 일찍 하늘로 가게 되었어요. 그런데 저희 아버지가 너무 슬퍼하시더라고요.
이렇게 있다가 아버지가 우울증 걸리시겠다 싶어서, 아버지를 적극적으로 설득해서 언니랑 형부와 함께 유기견 센터에 처음 가보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아기 때부터 키우길 원하셔서 2개월 된 반려동물을 찾기가 정말 힘들었어요. 그런데 마침 유기견 센터에서 “어미가 새끼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한번 보여주고 싶다”고 하셔서 가보니 뚱땡이들이 저에게 달려와서 ‘심쿵’하게 되었죠. 원래 한 마리만 입양하려고 했지만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어요.
첫사랑에 빠져본 적은 없지만 이런 느낌이겠구나 싶었거든요. 바로 서류 작성해서 데려가고 싶었지만 아직 아가들이라 2개월은 되어야 데려갈 수 있다고 하셔서 그날만을 하루하루 기다리면서 지낸 것 같아요. 입양 가능이라고 뜨자마자 데려오게 되었답니다. 

애투 : 입양한 아이들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윤희 : 이름은 뚱이와 땡이에요. 한 뱃속에서 나온 아이들이지만 뚱이(외눈박이, 사진 오른쪽)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덩치가 생각보다 크고 사료도 너무 잘 먹어서 뚱이라 짓게 되었고, 땡이(머리만 검은색, 사진 왼쪽)는 뚱이에 비해 몸이 왜소하기도 했지만 등에 큰 점이 있어서 땡이라고 지었어요. 
처음 뚱땡이들을 켄넬에 넣고 데려올 때 겁을 먹으면 어쩌나 싶었어요. 제 다리 위에 켄넬을 올려놓고 꽉 잡은 상태로 한 시간 반 정도 차타고 이동하면서 애들이 불안해할 때마다 제가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집에 데려온 다음 날에는 씻기고 한 시간 정도 안고 있었는데, 아이들은 그게 너무 좋았나 봐요. 그 후로 저만 보면 미친 듯이 짖으면서 쫓아오더라구요. 지금도 사랑스럽지만 그때에도 너무 사랑스러웠습니다. 지금은 뚱이 땡이를 붙여서 “뚱땡이”라고 부르면 같이 온답니다. 

<사진=뚱이와 땡이 현재, 제공=윤희님>

애투 : 뚱땡이와의 에피소드가 있다면?

윤희 : 처음 회충약을 먹일 때 뚱이는 잘 먹어서 흐뭇하게 바라봤는데, 땡이가 뱉기에 입을 벌려서 넣으려고 하니까 비명을 지르듯이 엄청 울더라고요. 당황해서 바로 목까지 넣어주고 내버려두니까, 저한테 삐쳐서 한 시간 정도 안 온 게 생각나네요. ^^
저희 집은 산에 가까이 살아요. 그래선지 산에 가까이 가서 풀어주면 저를 엄청 쫓아다니는데 그게 정말 사랑스러워요. 다 씻기고 나서 말리고 고생했다고 안아주면 제 목에 코를 넣고 잠드는데 그것도 너무 사랑스럽고요. 정말 사랑스러운 뚱땡이랍니다. 

애투 : 반려견 사지 말고 입양하자는 이야기를 많지 하지만, 쉽진 않은 일 같아요. 유기견 입양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윤희 : 솔직히 처음에는 무서웠습니다. 유기견 센터에 입양한다고 말해놓고 2개월이 될 때까지 기다리면서 많은 생각들을 했어요. 아직 세상으로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약한 아이들이라 바로 하늘로 가게 되면 어쩌지.. 하는 마음이 컸어요. 아무래도 전에 한 아이를 보내면서 울었던 기억이 생생해서 그랬나 봐요.
그런 생각에 잠겨있을 때쯤 아버지를 보았는데, 밥 드실 때마다 울먹이면서 말씀하시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어떻게 위로해드려야 할까 신경이 쓰이기도 했고요. 뚱땡이들을 동영상으로 보여드렸을 때 아버지가 엄청 좋아하셨어요. 그 모습을 떠올리면서 “애들이 아프면 치료하면 되지!”하는 마음을 먹고 아이들을 데리러 갔답니다. 

애투 : 입양하면서 좋았던 점이나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요?

윤희 : 제일 큰 걱정은 저희 집에 익숙해질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어요. 익숙해져야 사료도 잘 먹고 간식도 잘 챙겨먹고, 그래야 건강하고 씩씩하게 크니깐요. 그것 말고는 딱히 어려운 점은 없습니다. 지금은 약만 잘 먹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크네요.
좋았던 점은 무엇보다 저희 가족 분위기! 집에 들어가면 뚱땡이들이 반겨주다가 서로 엇갈리면서 ‘크앙’ 하면서 싸우는 게 너무너무 귀여워요. 아버지도 처음에는 마음 열기 쉽지 않으셨겠지만 지금은 아주 만족해하면서 바라봅니다. 뭐가 그렇게 좋다고 반기면서 싸울까 하면서 그냥 바라만 보셔요. 저번엔 저 몰래 고구마도 주셔서 아기들이 배만 살쪘더라고요. 많이 놀랐네요. ^^ 지금은 아버지가 저 없을 때 몰래 간식을 챙겨줄 만큼 예뻐하신답니다. 

<사진=마당에서 뛰어노는 뚱이와 땡이, 제공=윤희님>

애투 : 윤희님이 생각하시기에 유기견을 입양할 때 중요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윤희 : 한순간의 감정으로 동물을 데려오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오히려 반려동물이 상처받고 버림받는 경우가 다반사거든요. 자신의 아이들이 동물을 예뻐한다는 이유로, 새끼 때 모습만 보고 그게 예뻐서 데려와서도 안 되고요. 반려동물을 데려오기 전에는 꼭 이 동물이 어느 정도 클지 예상하고, 털은 얼마나 빠지는지 알고서 데려가셨으면 합니다. 
대부분 동물들의 반(믹스)은 중형견까지 크는 경우가 있고, 털이 조금 빠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사람이 머리카락 빠지듯 동물들도 그렇거든요. 그리고 예방접종과 반려용품을 생각하면 여기서 지출되는 비용도 생각보다 큽니다. 여기에 한 가지라도 마음이 걸린다면 동물이 아무리 안쓰러워도 분양은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애투 : 반려견과 함께 하면서 좋은 점은? 그리고 아이들에게 한 마디!

윤희 : 음.. 긴 말이 필요한가요? 인생이 즐겁고 세상이 즐겁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여러 장난감들을 사서 집에 들어가고 싶어진답니다. ^^ 얘들아, 앞으로 우리 가족과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자. 잘 사는 집은 아니지만 부족함 없이 지낼 수 있게 해줄게. 우리에게 와줘서 정말 고마워. 많이 사랑한다♡  


* 인터뷰에 협조해주신 분들께는 감사의 표시로 애니멀투게더에서 준비한 작은 선물을 발송드리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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