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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욕이 없던 핏불 '이젠 살고 싶어요!'

언젠가 라키샤 씨가 장을 보기 위해 집을 나서고 있을 때였습니다. 앞마당에 하얀 핏불 한 마리가 조용히 앉아 그녀를 올려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얌전한 핏불을 쓰다듬는 그녀의 손끝에 앙상한 뼈가 만져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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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키샤 씨는 곧장 집으로 들어가 먹을 것과 물을 가지고 나왔고, 힘없이 눈을 깜박이던 핏불은 허겁지겁 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굶었는지 머리가 커 보일 만큼 몸이 왜소했죠.

그때 현관문을 열고 나온 그녀의 어린 딸, 쟈미야가 핏불을 향해 외쳤습니다.

“파피! 파피!” (*puppy를 잘못 발음한 말)

그렇게 녀석의 이름은 파피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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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밖에 남지 않은 파피를 차마 집 밖으로 내쫓을 수 없었던 라키샤 씨는 녀석이 보호자를 찾을 때까지 잠시 돌봐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녀는 파피가 가족들과 집안에서 함께 지낼 수 있도록 깨끗이 씻긴 후, 거실에 편히 지낼 잠자리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툭- 툭- 툭-“

파피는 밤새도록 꼬리를 흔들며 라키샤 씨 가족을 쫓아다녔고, 그때마다 녀석이 흔드는 꼬리가 주변에 부딪혀 둔탁한 소리를 냈습니다. 

라키샤 씨 가족은 그런 파피를 보며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특히, 어린 딸 자미야가 파피를 매우 좋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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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라키샤 씨는 파피를 동물병원에 데려가 마이크로 칩을 스캔해 보았으나 아무런 정보도 얻지 못했습니다. 페이스북에 파피의 사진을 올렸으나 며칠째 누구에게도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라키샤 씨가 이 ‘슬픈 소식’을 딸에게 알려주자 딸이 외쳤습니다.

“만세! 그럼 이제 파피는 우리와 함께 사는 거죠?”

딸의 반응에 라키샤 씨가 활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미 라키샤 씨 가족 모두가 파피와 사랑에 빠져있던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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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며칠 후, 라키샤 씨 가족에게 슬픈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파피의 이전 보호자가 나타난 것입니다!

라키샤 씨 가족은 파피가 이전 보호자에게 돌아가는 게 더 행복할 거라 판단했고, 남성에게 집 주소를 알려준 후 약속 날짜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약속 당일, 그녀의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이전 보호자를 본 파피가 그리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인 것이죠. 

라키샤 씨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남성을 설득했고, 남성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파피를 라키샤 씨 가족에게 양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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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금 들려드린 이야기는 2년 전 일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파피의 힘든 여정은 아직 끝이 나지 않았는데요. 녀석은 수년간 길거리에서 살아온 탓에 다양한 건강 문제를 앓고 있었는데, 담당 수의사가 ‘죽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경고할 만큼 심각한 질병입니다.

그러나 수의사 말에 의하면, 파피가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녀석의 살고자 하는 의지입니다. 2년 전 검진 당시만 하더라도 수의사는 파피가 삶에 대한 욕구가 크게 없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이에 대해 라키샤 씨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파피에겐 돌아갈 집이 있으니까요. 자신을 끔찍이 사랑하는 가족이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아프지 말란 말야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LAKISHA SM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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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꼬리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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