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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이 오히려 ‘악마견’을 만든다?

【코코타임즈】

“산책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해줘야 합니다”, “산책하며 냄새 맡는 활동이 개들의 감각을 깨워줍니다”, “사회화를 위해서도 산책은 필수입니다”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산책 조언들이다. 하지만 이삭 애견훈련소 이찬종 소장은 이런 이야기를 그냥 일률적으로 일반화시킬 수는 없다고 말한다. “야외활동을 할 때 ‘운동’을 시켜야 하는 강아지가 있고 ‘산책’을 시켜야 하는 강아지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먼저 언뜻 비슷해 보이는 ‘산책’과 ‘운동’의 의미를 구분해 보자. ‘산책’은 여유를 가지며 주변을 탐색하는 행동이다. 보호자가 리드하고 교감하며 이끌어 가는 것을 말한다. 그에 반해 ‘운동’은 조깅에 가깝고 에너지를 분출하는 활동이다. 반려견이 주체가 되어 활발하게 움직인다.

그렇다면, 어떤 강아지에게 운동 혹은 산책을 시켜줘야 할까? 우선, 강아지의 성향을 파악해야 한다.이는 야외에서 걸을 때 보호자와 강아지의 위치를 보면 알 수 있다.

COCO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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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반려인과 비슷한 수평선상에서 보폭을 맞춰 걷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리드 줄은 자연스레 느슨하다. 또한, 개는 사람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려 하고 중간중간 보호자를 쳐다본다.

개의 이런 행동은 사람의 의도에 따라가겠다는 표시이며, 가장 교감이 잘 되는 상황이다. 종종 주변을 탐색하기 위해 나무나 수풀 등의 냄새를 맡으려 하지만, 보호자가 방향을 틀면 굳이 버티며 고집을 부리지 않는다. 보호자를 더욱 중시하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반려’의 의미로 가장 이상적인 산책이다. 

개의 성향에 따라 산책과 운동은 나뉜다

하지만 강성을 지닌 개는 자신이 ‘주(主)’가 된다. 개는 팽팽한 리드 줄을 이끌고 이리저리 냄새 맡기에 바쁘다. 가고 싶은 길로 보호자를 끌고 다니며 이곳저곳에 영역표시를 한다. 냄새를 맡는 과정은 스트레스를 발산할 수는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보호자들은 이로 인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이 소장은 “냄새 맡는 활동은 먹이활동과 사냥본능을 자극하고 외부에 대한 공격성을 띠게 한다”고 했다. 자기 주도적이고 자기주장이 강하기 때문에 낯선 자를 대할 때 심하게 짖는다.

이어 소위 말하는 ‘악마견’ 가정의 고충 사례를 소개했다. 충분히 오랜 시간 운동을 시켜줘도 개가 온 집을 헤집어 놓는 등 말썽을 피우는 것이 문제였다.

이 소장은 “바로 ‘운동’을 시킨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운동을 통해 개의 ‘본능’이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이런 개는 운동보다는 산책을 시켜야 한다. 냄새를 맡거나 영역활동을 하려 할 때 주인이 ‘지도자’가 되어 제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사람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개가 있다. 대부분 내성적이고 보호자에 대한 의존성이 강하다. 이런 아이들은 약성인 개이기 때문에 사냥 본능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 ‘산책보다는 운동’을 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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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다만, 사회화를 경험하는 시기인 생후 6개월까지는 많은 냄새를 맡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기간은 공격성을 키우기보다는 다양한 체험을 시키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다음 몇가지에 해당되나

반려견이 아래 항목 중 3개 이상 해당하면 냄새 맡는 활동을 제지해야 한다.

▲ 집안에서 신발이나 벽지 등을 물어뜯는 등의 말썽을 피운다.
▲ 리드 줄을 보면 나가고 싶어 흥분한다.
▲ 산책 전 현관에 먼저 나가 기다린다.
▲ 야외활동 도중 주인보다 앞서 걷는다.
▲ 자신이 앞장서 걷거나 영역표시를 자주 한다 

개가 어떤 성향으로 자라는가에 대한 것은 보호자의 영향이 크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유난히 소심하거나 지나치게 활달한 개가 있기는 하나, 어떤 사람 밑에서 어떤 사회화를 거쳤느냐에 따라 개의 성격이 크게 좌지우지된다.

자신의 개가 문제를 일삼는다고 탓하기 전에 보호자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 지나친 자유는 방종이 되며 남에게 해가 된다. 반려인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남을 존중하는 에티켓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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