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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뺌하는 슬리퍼 파손 용의자 ‘전 모릅니다’

 

크리스틴 씨의 반려견 아리아는 매우 도도하면서도 얌전한 댕댕이입니다. 언제나 침착함을 유지하며 우아함을 잃지 않는 녀석이죠.

굳이 나쁜 버릇을 한 가지 찾는다면, ‘시치미 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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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씨는 종종 거실에서 갈가리 찢긴 슬리퍼를 발견하곤 합니다.

“또야. 또? 이거 누가 그랬어.”

그녀는 누가 그랬냐고 큰소리로 외치며 범인이 자백하길 바라지만, 실망스럽게도 그 누구도 그녀 앞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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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씨는 소파에 누워 딴청을 피우고 있는 아리아에게 다가가 넝마가 된 슬리퍼를 들이밀며 말합니다.

“이거 누가 그랬을까? 아리아. 넌 혹시 누가 그랬는지 알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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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좌우로 크게 흔들리는 아리아의 눈동자. 

크리스틴 씨 역시 이를 빠르게 캐치합니다.

“아리아. 정말 할 말 없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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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는 고개를 아예 반대편으로 돌리며 결백을 주장해보지만, 죄책감 때문인지 눈동자까지 슬리퍼에서 떼지는 못합니다.

날카로운 이빨에 찢긴 흔적과 축축한 침 자국. 그리고 슬리퍼를 물어뜯을 용의자 역시 아리아밖에 없지만, 모두 결정적인 증거가 되기엔 부족한 탓에 녀석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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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크리스틴 씨는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는 이번 사건을 인터넷에 제보하며 녀석을 공개재판에 회부했습니다.

“아리아는 끝까지 자신의 죄를 부인하고 있지만, 연기력이 녀석의 뻔뻔한 태도만큼 따라주진 않네요. 하지만 녀석이 범인이라도 제가 영원히 사랑할 거란 점을 알아주었으면 좋겠군요.”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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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꼬리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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