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치즈 아빠입니다. 주변에 앵무새를 키운다고 말했을 때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은 단연코 “말할 줄 알아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인데, 이 밖에도 많은 분들이 궁금해할 법한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집에서 막 날아다녀서 어디에 부딪히거나 숨어서 못 찾으면 어떡하냐며 우려를 표하는 분들이 간혹 계십니다. 밖에서 흔히 보는 참새나 까치처럼 아주 빠른 속도로 나는 새를 상상하다 보면 충분히 궁금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바로 날개 일부를 잘라주는 행위인 윙컷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애조인들 사이에서는 윙컷이라는 단어를 자연스레 사용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올바른 표현법은 아닙니다. 정식 영문 명칭은 “Wing Clipping”이 맞는데 한국식 영어로 쉽게 표현하려다 보니 자연스레 윙컷(wing-cut)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참고로, 구글에 “Wing Cut”을 입력하고 이미지를 검색하면 아래와 같이 닭 날개 잘린 사진들만 잔뜩 나옵니다.
애조인은 이런 사진을 보고 입맛을 다시면 안 되는데, 치킨은 제 최애음식 중 하나입니다. 제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죠? 여하튼, 이 글에서는 편의상 우리식 표현인 윙컷을 사용한다는 것을 말씀드리며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겠습니다.
윙컷은 꼭 해야하는건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집에서 기르는 앵무새는 특성상 참새나 까치처럼 전투적으로 날지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유리창, 거울, 문 등에 부딪히지 않도록 예방 차원에서 윙컷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네이버나 구글에 “앵무새 윙컷”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꽤 많은 영상과 질문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윙컷을 하면 정말 잘 날지 못하나요? 윙컷된 앵무새와 같이 산책해도 괜찮을까요?”
“윙컷을 하면 새가 아파하지 않을까요?”
“앵무새 윙컷을 꼭 해야 할까요?”
“윙컷하는 요령이 있나요?”
앵무새를 키우지 않는 사람이 처음 윙컷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당연히 앵무새가 날아다니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생각하겠죠. 모르는 사람이 보면 앵무새가 아파할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고요. 그리고 윙컷을 하는 방법도 궁금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하나하나 답변드리겠습니다.
위의 질문들에 대한 첫 번째 답을 드리자면, 윙컷을 했다고 앵무새가 아파하지 않습니다. 사람도 머리카락을 자른다고 아파하지 않죠? 비슷한 이치입니다. 물론 앵무새가 의기소침해질 수 있고, 아프지 않더라도 자신의 날개를 자른 주인을 원망할 수도 있습니다. 왜 내 소중한 날개를 자르냐고 말이죠. 그래서 앵무새가 윙컷하는 사람을 보지 못하게 담요와 같은 천으로 얼굴을 가린 채 윙컷을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윙컷은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할까요? 손으로 날개를 쭉 펼치면 아래 그림과 같은 형태가 되는데 저 중에서 초록색 부분을 잘라주는 것입니다.
(출처: http://www.angelfire.com/seipr/Images/Learning/clipping.html)
보라색 부분을 ‘주날개 덮깃’이라고 하고, 초록색 부분을 ‘주날개깃(비행깃)’이라 부르는데 보통 가위로 4~5장 정도 잘라주고, 필요에 따라 몇 장 더 잘라주기도 합니다. 오른쪽, 왼쪽 날개를 모두 위와 같은 방식으로 잘라주면 됩니다. 원래 앵무새들은 윙컷을 해도 비교적 잘 나는데, 상황을 보고 전혀 효과가 없을 때만 추가로 1~2장 더 자르는 것을 추천합니다. 앵무새마다 편차가 크기에 무작정 많이 자르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것도 같이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이미 말씀드렸지만, 윙컷을 하더라도 앵무새는 여전히 기본적인 비행이 가능합니다. 다만, 윙컷 전에 10m 비행이 가능했다면, 윙컷 후에는 6~7m 정도밖에 날지 못하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죠.
그렇다면 윙컷을 한다고 하더라도 하네스(안전줄) 없이 함께 산책하는 것은 여전히 지양해야겠죠? 다시 말씀드리면 윙컷을 해도 여전히 기본 거리는 비행이 가능하기에 결코 안심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윙컷을 하는 주요 목적은 앵무새와 안전하게 산책하러 나가기 위함이 아니라, 집에서 유리창이나 벽에 부딪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에 있기에 더욱이 산책은 안심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윙컷을 꼭 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앞서 설명해드린 내용을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당연히 하는 게 맞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칫 잘못해서 충돌 사고라도 난다면 소중한 앵무새를 잃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여기에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다음 화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권윤택 에디터 (이메일 passion83k@gmail.com 인스타그램 @oscariana_1)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졸저만 두 권 출간한 채 평범한 연구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2019년 2월부터 에메랄드 빛깔의 작은 앵무새 ‘치즈’를 키우게 된 이후로 길바닥의 참새, 비둘기마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는 감수성 높은 아빠다. 현재는 치즈엄마와 단란한 신혼을 보내고 있고, 주중에는 평범한 회사원, 주말에는 앵집사 치즈아빠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육조(育鳥)생활에 전념한다. 친동생과 공저로 <무심장세대>, <삶의 36.5도>를 썼다. 현재 아내와 함께 네이버 웹소설에서 <나는 시방’새’다>를 연재중이다.
네이버 웹소설 https://novel.naver.com/challenge/list.nhn?novelId=835715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ZhoB3c8Xk9RwxqZTOIsE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