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자기 엉덩이를 핥거나 깨물고 꼬리를 쫓으며 빙글빙글 도는 동작을 하는 것, 또 바닥에 엉덩이를 문지르며 질질 끄는 행동을 보이는 것은 엉덩이에 이상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반려견이 꼬리를 쫓듯 빙빙 도는 모습을 보면 귀엽고 웃기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는 반려견이 보내는 구조 요청일 수도 있습니다. 항문 주변을 핥거나 깨무는 것을 시작으로 바닥에 엉덩이를 문지르며 끌기도 합니다. 배변 후 잔여물을 닦아내는 모습일 수도 있지만 이런 행위가 반복된다면 꼬리를 들어 올려 엉덩이 부위를 잘 살펴보세요. 엉덩이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면서 항문선에서 분비액이 나오고 있지 않은지요. 항문선에 염증이나 감염이 있어 통증이 심해지면 변을 볼 때 아파하고 피가 나기도 합니다.
개과 동물은 항문을 기준으로 양 옆에 하나씩 콩만한 항문낭이 있고, 여기에 독특한 냄새를 가진 체액이 모여있습니다. 정상적인 경우 변을 보거나 운동을 하면서 배출되지만, 운동이 부족하거나 너무 부드러운 먹이를 장기간 먹이면 항문낭액이 배출되지 않고 고이게 됩니다.
항문선은 변이나 소변이 나오는 곳 부근에 있어서 강아지가 바닥에 앉으면 직접 지면에 닿아 오염되기 쉬운 기관입니다. 그러므로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항문낭에 생긴 병은 한 번 진행되면 낫기 어려워집니다. 분비물이 빨리 차는 강아지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짜내야 합니다. 항문낭염은 염증이 가벼운 경우 항문선에 찬 분비액을 압박해서 전부 빼내고 약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진행되어 고름이 항문낭의 피부를 뚫고 나와 구멍이 생겼다면 수술을 해야 합니다.
항문 주위에는 항문낭 이외에도 여러 가지 분비선이 있습니다. 거기에 염증이 생기면 가려움과 통증으로 강아지가 여러 행동을 보이고 때로는 피가 나기도 합니다. 중성화하지 않은 수컷에게서 자주 생기는 항문주위선종은 항문 주위에 종기같은 것이 생기는데, 그것이 터지면 피가 나거나 고약한 냄새가 나는 분비물이 나옵니다. 우연히 엉덩이를 보니 매우 지저분해서 설사를 하는 줄 알고 동물 병원에 데려갔는데, 항문낭에 염증이 있거나 항문주위선종이 찢어져서 그곳에 잡균이 들어가 곪아 지저분해진 것일 때도 있습니다. 엉덩이 부근이 지저분하다면 주의 깊게 관찰하고 적절한 처치를 해 주어야 합니다.
항문낭염과 항문주위선종은 피부가 터져서 피와 고름이 나오기 전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아지가 어리면 분비물이 더 잘 차니 종종 짜 주어야 합니다. 항문낭을 짜는 것을 싫어하는 강아지도 있습니다. 강아지가 어릴 때부터 정기적으로 항문낭을 짜 주어 이 처치에 적응을 시킵시다.분비물이 가득 차면 항문낭을 짤 때의 불쾌감도 더 크다고 해요.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도록 하면 항문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