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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다' 방에 있어야 할 댕댕이가 거실에 있다는 것

2년 전, 비키 씨는 거리에서 종이 박스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상자 안에는 통통한 강아지가 자신이 유기되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 해맑게 뛰어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불쌍한 작은 강아지를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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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후, 작은 강아지는 엄청난 근육과 덩치를 자랑하는 핏불로 자라났습니다. 녀석의 이름은 보입니다.

보의 또 다른 별명은 디스트로이어. 즉, 파괴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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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키 씨는 에너지가 넘치는 8마리의 반려견을 키우지만, 보는 그중에서도 으뜸입니다. 8마리를 동시에 뒤뜰에 풀어놓아도 언제나 마지막까지 뛰어다니는 것은 보입니다.

“다른 아이들이 헐떡이며 제자리에 멈춰서 있을 때도 보는 바닥을 울리며 신나게 뛰어다닙니다.”

문제는 보가 집안에 홀로 있을 때 이 넘치는 에너지가 다른 곳으로 향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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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키 씨는 바깥에 외출할 때마다 반려견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각자의 방에 넣어놓곤 했습니다. 처음엔 남들보다 힘이 넘치는 보에게는 방 대신 넓은 거실을 배정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집에 왔을 때 벌어진 광경은 처참했습니다.

“누군가 우리 집에 기관총을 갈긴 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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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 보는 눈에 닥치는 대로 가리지 않고 물어뜯었고, 거실에 놓인 소파와 쿠션은 흔적도 없이 먼지가 되었습니다.

비키 씨에 따르면, 그날 튀어나온 솜을 줍는 데에만 무려 4시간이 걸렸습니다..

“재밌는 상식 알려 드릴까요? 소파를 대용량 쓰레기봉투에 나눠 담으면 4봉지가 나옵니다. 평생 몰라도 될 상식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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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로, 비키 씨는 보를 쇠창살로 된 케이지 안에 넣은 채 안방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그런데 비키 씨가 집에 돌아왔을 때 보가 현관에서 그녀를 맞이해 주었습니다.

“보를 본 순간 ‘아 망했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보가 있던 쇠창살은 보가 물고 당겼는지 양옆으로 크게 벌어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닫아놓았던 안방 문은 말 그대로 박살이 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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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비키 씨가 그 상황에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보의 건강이었습니다. 보가 쇠창살을 물어뜯고 문을 박살 내는 과정에서 이빨이 손상되거나 입에 나뭇조각이 박히지 않았는지 걱정되었던 것이죠.

그런데 보의 건강검진을 위해 찾은 동물병원은 비키 씨에게 한 가지 조언을 해주는데요. 바로 보의 파괴적 행동이 분리불안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오 이런! 보가 어렸을 적 작은 상자에 담겨 버려졌던 아이라는 걸 그동안 잊고 지냈어요.”

비키 씨는 엉망이 된 집 사진을 SNS에 올리며, 보에 대한 미안함과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찬 미래를 자신했습니다.

“저는 보를 무척 사랑해요. 당연히 포기하지도 않을 거고요. 보가 이 사실을 모르는 데에서 오는 불안이라고 하니 훈련을 통해 제 진심을 전달할 계획이에요. 보가 제 진심을 안다면 분리 불안은 금세 사라질 거라고 믿어요.”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Vickie Richards Shel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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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꼬리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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