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너 일로 와봐’ 핏불의 목덜미를 잡은 하얀 손

 

한적한 오후, 검은 그림자 하나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담장 앞으로 다가갑니다. 그러자 담벼락 사이로 하얀 손 하나가 불쑥 튀어나와 목덜미를 잡습니다.

앗. 이거 경찰에 신고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닐까요!

 

batch_01.jpg

 

바로 케일라 씨의 반려견 뷰와 옆집 사는 댕댕이 로코의 은밀한 거래 현장입니다. 케일라 씨는 이 모습을 목격하자마자 바로 카메라를 꺼내들었습니다.

“쉿! 뷰와 로코가 수상한 대화를 주고받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카메라 줌을 댕기자 둘의 비밀이 만 천하에 드러났습니다.

 

 

batch_02.gif

 

로코가 담장 사이로 가느다란 발을 뻗어 뷰의 목덜미를 열심히 주물러 주고 있었던 것이죠. 게다가 편히 즐기고 있는 뷰의 표정을 보아하니 한두 번이 아닌 것 같습니다.

“여러분, 제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죠.”

 케일라 씨는 옆집에 들려 영상을 보여주었고, 그 결과 이 귀여운 안마에는 조금 슬픈 사연이 숨어 있다는 걸 전해 들었습니다.

 

 

batch_03.jpg

 

옆집에는 원래 로코를 포함해 2마리의 댕댕이가 살고 있었는데, 약 1년 전 한 마리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말았습니다. 홀로 남은 로코는 단짝 친구를 그리워하며 수개월간 끙끙 앓곤 했습니다.

그런데 케일라 씨가 뷰를 입양한 날부터 로코가 다시 기운을 차리기 시작했습니다. 뷰와 로코는 서로에게 끌렸으나, 안타깝게도 이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있었습니다.

바로 케일라 씨 마당과 옆집 마당을 구분하는 높다란 울타리였죠.

 

 

batch_04.jpg

 

로코는 간절한 바람을 담아 울타리 사이로 손을 뻗었고, 뷰는 로코의 진심이 담긴 손길을 목덜미로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안마하고 안마 받는 이색 커플이 탄생했습니다.

케일라 씨는 흐느끼는 건지 웃는 건지 모를 가느다란 소리를 내며 외쳤습니다.

“크큭. 뷰, 거기서 뭐해?”

그러자 깜짝 놀란 뷰가 그녀를 바라보았고, 로코 역시 잠시 안마를 멈추었습니다.

 

 

batch_05.jpg

 

그런데 귀를 쫑긋 세우고 그녀를 바라보던 두 댕댕이가 동시에 고개를 돌리던 다시 안마가 시작되었습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말이죠.

“아무래도 이 둘의 우정은 아무도 멈출 수 없겠군요.”

취침모드로 두드려줌세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KAYLEIGH BURROWES

인스타그램/beauthestaffygalx

© 꼬리스토리, 제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비마이펫배너광고

작성자: 꼬리스토리

이 콘텐츠를 추천하시겠습니까?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