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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의 도발… ‘개를 위한 미술관’展

미술관이 이젠 사람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반려견과 함께보는 전시회가 열린다. 그것도 국립현대미술관이다.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민간 미술관이 아니어서 자칫 일각의 비난과 반발이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온라인으로 먼저 공개된다. 코로나19로 인한 현실적인 제약도 한 이유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은  오는 25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 전시를 시작한다.
우리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반려동물인 개를 관람객으로 초청해 현대사회에서 반려의 의미, 미술관의 개방성과 공공성의 범위, 그리고 공적 공간에 대한 정의 등을 질문하는 ‘도발적인’ 그리고 ‘혁신적인’ 전시다.

전체 가구의 약 30%가 반려동물과 살고 있는 ‘반려동물 1천만 마리 시대’.

동물과 인간이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간과 장소는 점차 확대돼 가고 있고, 이번 전시는 이런 변화 속에서 미술관이 지향하는 ‘모두’의 범위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물어보겠다는 것이다.

반려의 고통? 움벨트? 소중한 타자성?… 6가지 특별한 주제들

그래서 이번 전시의 주제는 6가지. ‘인류세-광장’ ‘고통스러운 반려’ ‘소중한 타자성’에다 ‘더불어 되기’ ‘자연문화’ ‘움벨트'(자기중심적 세계를 의미) 등이다.

이들 주제어를 바탕으로 전시·퍼포먼스·스크리닝(영화) 세 부분으로 전시회를 구성했다. 13명(팀)의 신작 7점을 포함해 설치, 조각, 애니메이션 등 작품 20점이 소개된다.

전염병으로부터 아이들을 구한 썰매견의 이야기를 다룬 ‘토고와 발토-인류를 구한 영웅견 군상'(정연두)부터 Δ개의 적록색맹 특징을 고려해 제작한 ‘알아둬, 나는 크고 위험하지 않아'(김용관) Δ장애물 경주(Dog Agility)에 사용되는 기구와 비슷한 조각들을 미술관마당에 설치해 개를 위한 미래의 숲을 상상하는 ‘개의 꿈'(조각스카웃) 등.

또 건축가 김경재가 개를 위해 제작한 공간 ‘가까운 미래, 남의 거실 이용방법’에다 조경가 유승종은 식물과 자연을 과감하게 전시실로 가져온 ‘모두를 위한 숲’  선보인다.  

퍼포먼스로는 Δ인간중심적인 상태를 벗어나 다른 무엇이 되기를 시도하는 ‘신체풍경'(김정선x김재리) Δ반려 로봇 아이보와 미술관을 산책하는 ‘Curious Child(호기심 많은 아이)'(남화연) Δ 사물인터넷 기기 여러 대가 주고받는 소리를 개와 사람이 함께 듣는 ‘숲에 둘러서서'(다이애나밴드) Δ반려조(앵무새)와 사람이 함께 퍼포먼스를 하는 ‘창경원'(昌慶苑)(양아치) 등 4점의 신작을 선보인다.

그리고 관람객과 반려동물에게 저녁 식사 재료를 제공하는 ‘봉지 속 상자'(박보나)도 있다.
스크리닝 프로그램으로는 ‘개, 달팽이 그리고 블루’라는 제목으로 영화 3편을 선보인다. 
영화 전체가 단 하나의 색(국제 클라인 블루, IKB 79)의 단일 쇼트와 보이스 오버,  그리고 사운드 트랙으로 구성된 ‘블루'(1993)(데릭 저먼)을 비롯, Δ달팽이와 비올라 연주자가 비올라 활을 중심으로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순간을 관찰한 ‘필요충분조건'(2018)(안리 살라) Δ 감독의 애견 록시의 눈을 통해 눈먼 인간 세계의 고통과 작별하는 법을 말하는 ‘언어와의 작별'(2014)(장뤼크 고다르)이 상영된다.

설채현 조광민 김수진 등 각계 전문가들도 참여

이번 전시에서 개를 위한 개방과 환대의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설채현, 조광민 수의사는 동물행동 및 감정, 습성에 대한 자문을, 김수진 인천대 법학부 교수는 법률자문을 맡았다.

개를 위한 건축과 조경을 위해서는 김경재 건축가와 유승종 조경가가 참여했고, 김은희 독립큐레이터가 스크리닝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이번 전시의 온라인 공개 영상에서는 전시를 기획한 성용희 학예연구사의 전시설명, 참여 작가 인터뷰를 비롯해 작가들의 개가 직접 전시장을 방문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현재는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연장에 따라 미술관은 휴관 중이며, 전시는 10월25일까지 열린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제껏 미술관에 온 적 없는 ‘반려동물 개’를 새로운 관람객으로 맞이함으로써 미술관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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