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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자격 도입 ‘동물미용사’, 곳곳에 지뢰밭

내년부터 국가공인 자격제로 바뀌는 ‘동물 미용사’ 명칭이 결국엔 ‘반려견 스타일리스트’로 변경됐다.

‘동물 미용사’가 현행 국가기술자격법상 이미 사용되고 있는 ‘(사람)미용사’ 명칭이 들어간다는 문제에 부딪혀 명칭을 이렇게 바꿀 수밖에 없었던 것. 여기엔 사람 미용사 관련 단체들 반발도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동물병원에서 활동할 ‘동물 간호사’도 국가공인 자격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간호사협회 등 기존 이익단체 반발에 부딪혀 ‘동물보건사’로 명칭을 바꿔야 했던 것과 비슷한 사례다.

이와 함께 그동안 민간자격증을 발급해오던 일부 애견미용학원들과 애견미용사들이 새로운 국가공인자격 심사방법을 둘러싸고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등 내부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반려견 스타일리스트’를 애견 미용 분야 국가공인 자격의 정식 명칭으로 확정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국가공인 자격 시험을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국가기술자격법상 ‘미용사’ 명칭이 포함되는 기존 ‘동물 미용사’ 또는 ‘애견 미용사’ 명칭으로는 운영을 할 수 없는 문제가 있어서 ‘반려견 스타일리스트’로 변경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19 프리미엄 펫쇼. 반려견 스타일리스트 경연대회 참가자들이 기량을 뽐내고 있다. 사진=뉴스1

반려견 스타일리스트는 다양한 견종에 대한 능숙한 미용 능력, 미용 교육을 할 수 있는 전문가 지식과 기술 능력 등을 다룬다. 지난 2008년 전후부터 10여 개 민간 기관에서 비공인 자격증을 발급해왔다. 애견미용사는 현재 2만여 명 취득자가 있고, 애견미용실 애견숍 동물병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하지만 민간 기관별로 시험 방법, 합격 기준 등이 제각각으로 수험자들의 혼란을 불러왔다. 몇몇 기관에선 자격증을 남발하며 직업 의식과 전문성이 결여된 이들을 양산해와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빈발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돼 왔다.

특히 지난 8월 하순, 애견미용학원 65곳과 애견미용사 172명은 동물 미용 국가공인에 대한 반대 성명을 발표했었다. 이들은 현재 공인 심사 자격에 대해 “실제 애완동물이 아닌 위그(애견 인형)를 사용한 심사는 애견미용사 자질에 대한 검증이 사실상 어렵고, 취업 및 창업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특히 위그 모형은 실제 애견과 달리 발톱, 귓구멍, 항문, 눈 주위 미용 등에 대한 미용 실력을 가늠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 

강아지 위그 모형. 사진 제공=(사)한국애견연맹

현재 이 문제는 국가공인 자격심사를 대행할 (사)한국애견협회와 이에 반대하는 (사)한국애견연맹 및 일선 미용학원들 사이 갈등으로 번져갈 태세다.

이에 대해 농림부는 “이번 반려견 스타일리스트의 국가공인 승격에 따라 자격증을 체계적이고 엄격히 관리함으로써 국민의 의식 수준에 부합한 진정한 전문가를 선별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통해 소비자를 보호하고, 관련 창업과 취업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국가공인 ‘반려견 스타일리스트’ 자격은 내년 1월 5일 필기시험을 시작으로 본격 시행된다. 원서는 내달 10일부터 17일까지. 

검정 방법은 1차 필기시험(객관식)과 2차 실기시험(위그 사용 기술 시현)으로 나뉜다. 등급은 1급, 2급, 3급 등 세 등급. 상세 일정은 (사)한국애견협회 홈페이지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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