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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의 SNS에 ‘동물사체 사진’이 가득한 이유

 

인류학 교수이자 동물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아만다 씨의 인스타그램은 화려하고 예쁜 동물 사진으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사진들을 몇 개만 구경해도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전부 세상을 떠난 동물의 사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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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아주 좋아하는 아만다 씨는 야생 동물의 죽음과 맞닥트릴 때마다 안쓰러운 마음에 숙연해지곤 했습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세상을 떠난 녀석들의 몸 위에 꽃을 얹어 추모해 주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리곤 이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해 인스타그램에 공개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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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동물의 죽음을 작품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아만다 씨는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밝혔습니다.

“녀석들도 철없이 까불던 시절이 있었고, 또 가족이 있었습니다. 우리처럼 두려운 감정도 있고, 좋아하는 감정도 있었죠. 우리처럼 각각 다양한 사연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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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동물의 죽음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저 동물, 그저 죽은 동물, 그저 살아있지 않은 것으로 대하곤 합니다. 동물을 사체를 봐도 아무런 감정이 없습니다.

단지 동물로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우리와 동등한 생명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사진 속 동물들은 단지 죽은 동물의 사체가 아니라, 한때 까불고 한때 가족이 있었던 삶이었습니다.”

동물의 사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바꾸고 싶었고, 또 이를 알리기 위해 사진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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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녀는 인간도 자연이라는 거대한 기계의 작은 톱니바퀴라는 것을 강조했는데요. 바닥에 떨어진 나뭇가지, 흙, 바위 그리고 생명의 탄생과 죽음 모두 하나로 연결된 자연이라는 것이죠.

그러나 우리는 인류가 자연의 시스템에 속하지 않는 특별한 존재인 것처럼 행동하고 말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만다 씨는 그 예로 동물의 로드킬을 들었습니다.

“우리가 차에 치여 도로에 쓰러진 사람을 본다면 로드킬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을까요?”

즉, 이런 일상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우리는 동물의 생명을 무감각하고 아무런 감정 없이 바라보는 데 익숙해져 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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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인스타그램에는 포식자가 다른 생명들을 얼마나 잔인하게 죽이는지 아느냐며 조롱 가득한 댓글이 달리곤 합니다.

아만다 씨는 이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저는 학자이자 과학자이기도 합니다. 생태계 시스템을 부정하는 건 아닙니다. 단지 동물의 삶 하나하나를 들여다보고 존중하자는 것이지요. 몇몇 사람은 ‘생명을 존중하는 것’을 자’연을 거스르는 것’인 것처럼 얘기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생명을 존중하면서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은 충분히 공존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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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산 채로 도살당하는 개’나 ‘비명이 가득한 도살장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공포에 떠는 열악한 가축 환경’ 등을 고발하는 기사에 ‘여기서 슬퍼하고 집에 가서 치킨 먹겠지’라며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을 조롱하는 댓글이 달리는 건 마찬가지인데요.

이는 ‘학대를 반대하면 육식을 반대하는 것이다’라는 흑백논리에서 비롯된 비판에 가깝습니다. 동물복지와 육식은 반대개념이 아닙니다. 가축이라도 고통 없이 도살하고, 사육 과정에서는 불필요한 학대를 없애는 것이 동물복지의 취지입니다. 그것이 닭, 소, 돼지라고 할지라도 말이죠!

글 제임수

사진 Bored Panda, 인스타그램/AmandaStron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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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꼬리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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