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타임즈】
역사를 통틀어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구가 개라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조금씩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식을 줄 모르는 고양이의 인기
지난 5년 사이 서울에서 반려견 가구 비율은 소폭 감소(88.9%→84.9%)한 반면, 반려묘 가구 비율은 8.6%에서 12.2%로 늘어난 것(서울 서베이, 2018)
실제로 반려묘 양육에 대한 만족도는 70%에 달했고, 만족도가 높다고 답한 가구의 82%가 “타인에게도 양육을 추천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KB경영연구소, 2018).
고양이를 키우면 괴짜다?
그런데도 ‘고양이 집사는 대부분 나이 많고 괴짜다운 성격의 독신’이라거나 ‘정 외로우면 강아지를 키우는 게 낫다’는 편견은 존재해 왔다.
고양이 애호가가 많은 서양에서도 고양이와 함께 사는 독신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강하다. 캣 레이디(Cat Lady, 홀로 고양이를 3마리 이상 키우면서 연금이나 정부 지원금으로 생활하는 노년 여성-편집자 주)라는 용어가 따로 있을 정도.
국내에서는 애묘인에 대한 편견이 훨씬 덜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중문화 속 반려묘는 독신자 혹은 딩크족의 동반자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 2월 출간된 베스트셀러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위즈덤하우스)의 두 주인공은 반려묘 네 마리를 기르며 살고 있다. 또 <고양이가 있으니까 괜찮아>(진선출판사) 역시 고양이 두 마리를 기르는 독신 여성의 일상을 다루고 있다.
가정이 있는 애묘인의 삶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것. “애묘인은 혼자 있는 것을 즐긴다”, ‘애견인보다 애묘인들이 덜 사교적’이라는 편견도 널리 퍼져 있다.
반려묘와 정신 건강의 상관관계
그러나 CNN 보도에 따르면 이런 편견을 잠재울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UCLA 대학교 연구진은 반려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묘주와 견주, 그리고 비반려인이 동물들의 구조 신호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한 것.
그 결과 개를 기르든 고양이를 기르든 동물의 고통에 공감하는 정도는 비슷했다. 즉, 묘주도 견주만큼이나 뛰어난 공감능력을 보인 것. 두 집단 모두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동물이 내는 소리를 예민하게 감지했다.
우울증, 불안 장애, 성격 장애를 앓을 확률 역시 애묘인과 애견인 사이에 거의 차이가 없었다. 고양이를 기르는 주된 동기가 정서 불안이나 외로움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진 셈.
이에 따르면 ‘개가 고양이보다 훨씬 살가우니 견주가 묘주보다 훨씬 외로움을 덜 탈 것’이라는 속설도 사실이 아니었다.
이미 반려묘 양육 여부와 정신질환 발병률은 무관하다는 연구(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 2017)가 존재한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연구 또한 반려묘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사라지는 데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