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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푸드 팩트체크】①북어, 과연 보양식인가?

【펫푸드 팩트체크】①북어, 과연 보양식인가?

음식은 중요하다. 생명 원천의 하나다. 태어나서 자라고, 늙고, 죽는, 모든 과정을 지배하는 원초적 본능이자 생명을 지키는 필수재여서다. ‘펫푸드’(pet food)도 마찬가지. 강아지에겐 그게 밥이고, 반찬이다. 그런데 펫푸드엔 속설도, 오해도 많다. 당장은 그럴 듯하지만, 허황된 얘기도 있다. 우리나라 ‘펫푸드 영양학 1세대’ 정설령 수의사를 통해 팩트체크를 해보려는 이유다. <편집자 주>

북어는 내장을 제거한 명태를 말린 것이다. 개와 고양이가 섭취해도 되는 식품. 게다가 보양식으로도 알려져 있어 더운 여름엔 많은 보호자들이 북어 또는 북엇국을 끓여서 주고 있다. 기호성이 높아 많은 강아지들이 선호하는 식재료이기도 하다.

사람도 좋아한다. 특히 아르지닌(arginine) 등 아미노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숙취 해소를 위해 북엇국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경우는 ‘숙취’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일이 없고, 아르지닌을 포함한 아미노산은 육류에 다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강아지가 주식으로 육류량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고 있다면, 굳이 북어로 아미노산을 보충해 주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할 수 있다.

물론 반려동물이 기존에 음식을 잘 먹지 않거나, 기타 다른 문제로 기호성을 보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북어를 일시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북어를 잘게 찢고 파우더 형태로 갈아서 주식 위에 토핑해 준다거나 특별한 날에 특별식으로 제공해 줄 수도 있다.

여름철 ‘보양식’ 북어 둘러싼 진실… 주어야 할까? 주지 말아야 할까?

많은 보호자들이 북어를 반려동물에게 제공할 때 대부분 염분을 제거한다. 왜냐하면 염분을 과량으로 제공하는 것은 심장질환이나 간질환, 또는 만성신장질환이 있는 경우엔 주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강한 반려동물에게 북어를 주식으로 꾸준히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급여하거나, 또는 간식 형태로 소량 급여하는 경우는 염분을 굳이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 반려동물이 섭취하는 염분 총함량에 그다지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건강을 크게 해치지는 않는다.

북어를 줄 때, 사실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염분이 아니라 중금속이다. 특히 수은은 미국 ATSDR(독성물질질병등록청)에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유독한 물질의 하나로 등재되어 있다.1

그런데 명태는 다른 해양 어류에서의 평균 수은 농도보다 그 함량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연구에 의하면 명태의 근육(수분 포함 기준)은 약 75ppb 정도 수은을 함유하고 있다. 거기에 말린 북어는 수은의 검출양이 최대 500ppb까지 나왔다는 연구도 있다.2-3

물론 이 수치는 사람의 수은 잔류 허용기준보다는 낮게 나왔지만, 다른 일반적인 식재료에 비해서는 현저히 높은 수치라 장기간 섭취할 경우 수은 중독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

특히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2018년 발간한 수산물유해물질연구조사통계보고서에 의하면 대구, 명태 등은 다른 작은 물고기나 어패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은의 위험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사람의 경우, 명태 등 일반어류 섭취량을 1주일 400g 이하로 권고하고 있다. 이는 수분을 포함한 무게이므로, 마른 북어를 기준으로 한다면 1주일 최대 권고 허용량이 100g 정도로 낮아질 수 있는 것이다. 사람에서 이렇다면, 반려동물에서는 그 섭취량을 훨씬 더 줄여야 한다.

수은은 주로 물고기 및 조개류 등 해양생물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함유되어 있다. 그래서 꾸준히 물고기 위주의 식단을 주식으로 섭취하는 경우 잠재적으로 수은 중독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수은은 주로 신경 계통에 문제를 일으키는데, 수은의 체내 축적 정도가 심해지면 뇌의 영구적인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신장(콩팥) 역시 수은에 민감하다. 수은은 신장에 축적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과도한 수은 축적은 신장 손상을 일으키게 된다.

염분도 문제지만, 수은 중독이 진짜 문제…자꾸 달라 보채도 잠깐 한번씩 주는 것으로 만족해야 

수은은 먹이사슬에 의해 축적되는 중금속이다. 그러므로 상어, 참치와 같이 상위 포식자로 분류되는 큰 물고기의 경우, 작은 물고기에 비해 수은의 축적 정도가 더 심하다.

그런데 명태는 갑각류나 오징어, 그리고 다른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30cm 이상의 비교적 큰 물고기다. 그러므로 펫푸드뿐 아니라 간식, 영양제도 이들 상위 포식자로 분류될 수 있는 물고기를 주요 원료로 사용된 제품을 지속적으로 급여하는 것은 결코 추천되지 않는 방법. 그래도 급여해야 한다면 단기적으로 급여하는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물론 수은은 바람, 물, 화산 활동, 암석과 토양의 미네랄류 등에서 정상적으로 환경에 유입이 되는 물질이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어느 정도 수은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매우 적은 양에 노출되는 경우는 대•소변을 통해 배출이 되지만,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경우는 체내에 축적되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다시 강조하지만 중대형 어종이 주원료로 포함된 펫푸드나 상어연골 등의 간식, 참치가 주 원료인 캔푸드 등은 일시적인 간식 형태로만 급여하는 것이 좋다.

반면, 항산화 영양소는 수은 등 중금속 배출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다. 그러므로 수은 등 중금속 축적이 우려된다면 항산화 영양소를 함께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결론적으로 북어는 수은 등 중금속 위험도가 다소 높은 식재료다. 물론 주식의 기호성을 높이기 위해 북어를 갈아서 토핑해 주는 형태나 특별식으로 제공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많은 양을 장기간 급여하는 경우 수은 중독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것도 지나치면 탈이 나는 법이다.

  1. Agency for Toxic Substances and Disease Registry (ATSDR). 2017. The STSDR 2017 substance priority list.
  2. Hwang DW, Shim K, Lee CI. Concentrations and Risk Assessment of Heavy Metals in Tissues of Walleye Pollock (Gadus chalcogrammus) Captured from the Northeastern Coast of Korea. J Food Prot. 2019 May;82(5):903-909.
  3. 황영옥, 김수언, 류승희, 함희진, 박건용, 박석기, 건포류의 수은, 납, 카드뮴 및 비소 함유량, 서울특별시 보건환경연구원, 2009.

글=정설령 수의사

한국영양전문동물병원 원장이자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KNRC) 대표이사. 건국대 수의학과 겸임교수(수의영양학), 한국수의영양학회 이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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