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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채널】서울 망원동 애견카페 ‘안녕 로빈’ 송진현 대표

【코코타임즈】

서울 지하철 6호선 망원역 뒷길을 조금 들어가다 보면 갑자기 발걸음이 느려지는 것이 있다. 예쁘고 귀여운 강아지들이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을 수시로 오르내기기 때문이다. 

벽을 터서 속이 훤히 보이는 대형 유리로 마감한 2층에서 강아지들이 밖을 내다보고 있노라면 지나가는 행인들 입가에도 미소꽃이 번진다. 그래서 사람과 동물이 늘 함께 어울리고 눈빛을 주고받는 특별한 공기가 여기엔 있다. 

그 따스함을 만들어낸 이는 바로 이곳 애견카페의 터줏대감 송진현. 올드 잉글리쉬 쉽독 ‘로빈’ 아빠이기도 한 그는 한 때 제품 디자이너로, 공간 디자이너로 치열하게 살았다.

하지만 지금은 강아지가 좋아 매일 강아지들과 붙어 살고 있다. 해마다 ‘강아지 훈련의 메카’ 이탈리아에 가서 정통 훈련법을 익히고 돌아오는 ‘훈련사’이기도 하다. 

  • 강아지 카페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독특하다고 들었어요

“네, 저는 원래 제품 디자이너 출신이에요. 그저 강아지가 좋아서 주말마다 애견훈련소를 놀러 다녔어요. 그러면서 아이들이랑 많이 친해지고 유기견 봉사활동도 자주 다녔죠.

한 때 놀이공원 디자인을 맡았는데, 마침 세월호 사건이 일어나서 회사가 어려워졌어요. 사회 분위기도 좋지 않고, 그러다보니 놀이공원 일도 잘 안되더라고요.

그렇게 회사를 그만두고는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옆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스원탐지견센터)에 시각장애인 안내견 리트리버 훈련사로 입사했어요.

안내견은 1년을 훈련사와 같이 생활하고 3개월 정도 전문 훈련을 통해서 현장에 투입하고 5살에 은퇴를 해요. 그러다 일반 가정에 분양되는 강아지의 경우엔 보호자들이 저희에게 안부도 묻고, 강아지 지내고 있는 사진도 보내주시곤 하죠.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은 강아지에 대한 피드백도, 안부 전화도 없어요. 그렇다고 물어볼 수도 없는 상황이구요. 그저 강아지가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강아지랑 함께 할 수 없음을 그때 느꼈어요. 그래서 동네에 강아지 카페를 차리기로 했죠.”

  • 지금도 훈련사로 활동하고 계신가요?

“지금은 경비견 훈련을 하고 있어요. 경비견에 특화된 대형견들을 위주로 훈련하고 있죠.

그중 도베르만은 멋있다고 키우는 분들이 많아요. 그렇기에 견주들이 도베르만 능력을 과시하려고들 하세요. 그래서 경비견 훈련을 일부러 받으러 오죠.

저먼 셰퍼트는 경찰견, 군견 등으로 분양되고요. 특히 셰퍼트는 뒷다리가 재빨리 뛰어나가기 좋게 안짱다리인 경우가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집에서 키우면 관절염이 많이 오죠. 많이 움직여야 해요. 또 머리가 정말 똑똑해서 머리를 계속 쓰지 않으면 퇴화되고 우울증이 걸리기도 해요.

리트리버는 해상 구조견으로 활동하기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어요. 물을 좋아하고 덩치도 크죠. 이 견종도 머리가 좋은 편이어서 소형견보다 훈련시키기가 오히려 편해요. 경비견은 키우는 법이 많이 달라요.”

  • 좋은 훈련사가 되기 위해서 수많은 노력을 하셨을 텐데요.

“일 년에 한 번씩 한 달 정도 이탈리아를 가요. 이탈리아는 강아지 훈련의 메카에요. 왜냐하면 이탈리아의 경우에는 강아지 중성화가 불법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믹스견의 종류가 굉장히 다양해요. 보통 강아지 훈련은 견종을 먼저 파악해서 고유 습성과 패턴을 분석하고 훈련을 진행하는데 믹스견은 견종 특성이 애매하다 보니까 굉장히 많은 훈련법이 존재해요.

미국의 경우에는 ‘보듬 훈련’, ‘긍정 교육’ 등 다양한 훈련 방법이 존재하지만 강아지를 위한 훈련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람이 우선이고 강아지를 한정적인 패턴에 맞춰버리거든요.

최근 이탈리아어를 공부하는 중이에요. 외국 세미나 자료나 각 분야의 전문 훈련사들의 개인 자료 등 논문을 많이 보고 공부하고 있어요. 그렇게 하고 오면 한국에 오면 애견 관리가 굉장히 쉬워져요. 한국에서도 많은 훈련사들의 수업을 들으며 배우고 있어요.”

  • 반려동물 훈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리 아이들이 유치원, 학교를 다니는 것처럼 교육한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부모의 마음으로 다양한 경험과 해줄 수 있는 것은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 우선인 것 같아요.

요즘은 보통 반려견과 15년 정도를 함께 살아요. 두 달 정도 정도 훈련을 시킨다고 가정하면 이후의 견생이 편해진다고 생각해요. 훈련을 통해서 사람들과 더 재미있게 교류하고 소통하고 할 수 있거든요.”

  • 동시에 많은 강아지를 케어하는 노하우가 있을까요?

“법적으로 한 사람이 강아지를 최대 20마리까지 맡을 수 있어요. 강아지가 많은 경우 저는 항상 지정된 위치에서 앉아서 대기하고 360도 카메라와 함께 아이들을 지켜봐요.

그리고 훈련사로서 강아지마다 판단을 하고 예의 주시해야 하는 강아지들을 선별하여 각별하게 주시해요. 강아지가 많은 경우에는 화장실을 가는 것까지 포기하고 지켜봐요.

다만, 공격성이 짙거나 특이 케이스의 강아지는 견주에게 따로 부탁드리고 아예 받질 않죠.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기 쉽거든요.”

  • ‘안녕 로빈’만의 모임이 있다고요?

“네. 제가 견주분들 모임을 만들어주고 있어요. 망원동은 한강도 가깝고 1인 가구도 많아서 모임을 만들어 주면 함께 산책하고 놀기도 좋아요.

카페 내에서 강아지들끼리 잘 놀면 잘 노는 친구들끼리 짝을 지어줘요. 그러면 견주들끼리도 서로 잘 지내더라고요.

이후에는 일부러 연락해서 같이 올 수 있게 하죠. 강아지들도 사람처럼 ‘베스트 프렌드’가 있거든요. 또 같은 견종들끼리 모여서 놀게 하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면 또 견주들끼리 자연스럽게 따로 모임도 갖고, 서로들 많이 친해지더라고요. 4년 동안 많은 모임을 만들어 주었어요.

연말에는 파티도 진행하죠. 30명 정도 모여서 맛있는 것도 먹고, 술도 마시며 함께 놀아요. 그날은 술을 마시기 때문에 아이들은 집에 두고 와야겠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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