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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통신】(29)이동식 트리밍카, 왜 인기일까?

도쿄 세타가야구(世田谷区) 주택가에 사는 하라씨(64)는 2년 전부터 반려견 미용을 집 대문 앞에서 한다. 얼핏 들으면 고개가 갸우뚱해 지는데. 집 바로 앞으로 오는 펫 미용 전용자동차 내에서 미용을 받고 있어서다.

12kg쯤 되는 미디엄 푸들종을 기르는 하라씨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미용 하러 가는 일이 좀 부담스러웠다. 무릎 관절이 불편해면서부터. 요즘은 산책 데려가는 일도 가까이 사는 딸이 와 돕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던 어느날 집 근처에 세워진 펫전용 트리밍카(pet treaming car)를 발견했다. 서둘러 예약을 한 뒤 이용해 본 후부터는 미용에 대한 부담감이 모두 사라졌다 한다.

하라씨의 집 한 켠에 차 한 대 들어갈 주차 공간이 있는데, 비오는 날에는 트리밍카를 그곳에도 세운다. 조금이라도 집과 가까우면 반려견도 보호자도 이동이 편하기 때문이다.

여러 불편함 없앤 간편함이 최대 장점

이용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예약한 날, 시간이 되면 평상복 차림에 개를 데리고 집 앞으로 나가기면 하면 되니 이보다 더 편할 순 없다. 맡긴 후엔 집에 들어와 여유있게 차도 마시고 집안 일도 한다.

이전에 차를 타고 애견미용실에 다닐 땐,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가는 일도 번거로웠고 왠지 불안하고 긴장되기도 했었다.

또 출장 미용을 맡겨 본 적도 있는데 뒷청소 등이 보통일이 아니었다. 욕실 구조상 트리머가 몸을 구부려 씻기고 커트해야 하니 좀 불편함도 있었다. 거실에서 받침대를 써보기도 했는데, 공간 제약 때문에 그것 또한 불편하긴 매한가지.

그런데 이동식 트리밍은 보호자가 노약자인 경우엔 잠깐 집 안으로 들어와 반려견을 데리고 나가준다. 또 거동이 불편한 노령 반려견일 때도 마찬가지다.

일본에서 이런 트리밍카는 보통 ‘이동식 펫 살롱(pet salon)’ ‘이동식 트리밍 카’ 등으로 불린다.

‘트리밍카’란 말 그대로 반려견을 위한 트리밍 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진 차를 말한다. 미니트럭 크기의 개조된 차인데 차 모양이 귀여워 어디서나 눈에 잘 띈다.

가장 중요한 요건은 무엇보다 안전성과 기능성. 게다가 애견 미용 전용차 하면 비좁고 비위생적인 차 내부를 떠올리기 쉬운데 청결함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벽, 테이블, 욕조,바닥 등의 철저한 청소와 소독으로 쾌적함을 유지해야 반려견도 트리머에게도 좋다. 어떤 업체는 출동 전 25개 항목에 걸쳐 철저한 사전점검을 한다고 한다.

또 적절한 전기 용량과 충분한 물의 양, 원활한 환기시설 등 의외로 갖추어야 할 조건이 여러가지다. 혹시 있을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프로판가스는 사용 금지다.

욕조는 미끄럼방지 가공된 소재, 미용 테이블은 중대형견의 무게에도 끄떡없도록 튼튼해야 한다.

애견용 트리밍카의 역사, 벌써 20년 가까워

이런 트리밍카를 만드는 여러 업체는 많다. 그들 중 하나인 ‘에프비 오토크레프트’(F. B AUTO CRAFT). 2002년, 일본 최초로 보급형 트리밍카 ‘K-Viby’를 판매한 곳으로 유명하다.

현재 트리밍카 판매실적 전국 1위를 자랑하는 회사로 푸드트럭, 각종 상업용 차량 등 주문제작 차량이라면 무엇이든지 만들어낸다. 47년 간 특수카 제작을 해 온 곳이니 노하우도 많다.

특히 여성 트리머의 눈높이에 맞춰 제작된 ‘하이테크 Viby’는 조작은 간단하고, 고장은 거의 없어 대호평을 받았다. 여러가지 기능을 모두 갖춰 완성도는 높지만, 소품종 다량생산을 하니 가격 경쟁력도 있다.

일본에서 이동식 트리밍카를 이용한 창업은 애견 미용자격증 있는 이들에게 관심이 매우 높다. 가게를 열어 창업하는 것과 비교해봐도 장점이 많지만, 요즘같은 코로나시대엔 오히려 더 좋은 대안이라는 것이다.

우선 가게를 얻고 월세를 낼 일이 없는 점이 가장 큰 장점. 또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 ‘동네장사’가 아니라 상권을 더 넓힐 수 있다.

또 보호자 입장에선 왕복에 걸리는 시간 절약, 반려견과 동반외출 준비 불필요, 자동차 이용이 어려운 노약자의 외출 불필요 등 많은 장점이 있다.

고령견이나 몸이 약해져 거동이 어려운 개, 기질이나 성격이 독특해 가게에 데려가기 힘든 개에게도 훨씬 편리하다. 다른 개와 마주칠 일 없고 매일 산책하는 생활 공간 내에서 하니 스트레스 받을 일도 거의 없어진다.

하지만 단점도 없지 않다. 보통 창업 초기비용 절약을 위해 트리밍카로 독립을 생각하는데, 경우에 따라선 초기 비용이 꽤 들기도 한다.

모든 트리밍카는 주문제작으로 만들어지는데 경자동차 중고인 경우엔 우리돈으로 2천~3천만원, 신차일 경우엔 3천~4천만원 정도다. 차량이 커지거나 제작 방법에 따라 비용은 많이 달라진다.

차량으로 이동하는데 드는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고객의 집 앞까지 평균 30분은 기본이니 미용시간 1~2시간을 포함하면 한 번에 3시간이상 소요된다. 하루에 가능한 미용횟수가 3~4번 정도가 한도인 것.

예약일 조정도 쉽지 않은 일이다. 되도록 같은 지역 내에서 움직이도록 해야 하니, 고객이 원하는 날짜에 잘 맞추지 못할 수도 있다.

또 차량 크기에 따라 대형견 미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고(물탱크 용량 제한), 주차 공간 확보에도 미리 신경써야 한다. 특히 일본 대도시에서 도심지 주차공간 확보는 정말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대중화된 것은 지난 2014년 전후부터

이런저런 장단점에도 이동식 트리밍카는 일본에서 2014년 정도부터 큰 인기를 끌고있다. 미국 유럽 등지에도 많다 한다. 무엇보다 1:1대면 방식인 점이 지금 같은 코로나시대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우리나라에도 SNS를 보다보면 “이동식 펫 미용을 받았다”는 글이 종종 올라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반려동물 1천만 마리 시대다.

게다가 애견미용 자격증을 가진 사람만 벌써 3만명이 넘는다 한다. 올해부터는 ‘반려견 스타일리스트'(stylist)란 이름으로 국가 자격증도 나오고 있다니, 반려동물 보호자들 입장에선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일본에서 자주 보던 안전하고 쾌적한 트리밍카를 앞으론 우리나라에서도 거리 곳곳에서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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