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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통신】(27) ‘네코반반’, 내 안전도 고양이도 지키는 길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길냥이들은 자동차 엔진룸이나 타이어 사이로 들어가버리는 일이 많다. 주차해 있는 자동차의 열기에 몸을 녹이고 싶어서다.

찬바람을 피할 수 있는 장소도 한정돼 있는데다 좁고 어두컴컴하며 안전한 장소를 좋아하는 고양이들의 습성 때문이기도 하다.

만약 고양이가 엔진룸에 있는데 시동을 걸었을 땐 큰일이 난다. 안에 있던 냥이들은 큰 화상을 입거나 죽는다. 자동차도 엔진 등의 손상으로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무고한 생명을 짓밟았다는 죄책감에 ‘트라우마'(PTSD,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가 생기기도 한다.

이때 혹시라도 들어가 있을 냥이를  나오게 하려면 자동차 문 여는 소리만으로 부족할 수 있다. 사람이 오는 걸 알아채고 스스로 나올 수 있도록  차 문을 열기 전 보닛 위나 자동차 본체를 노크해 보는 것이 바로 ‘네코반반’ (猫バンバン’). 우리말로 하면 ‘고양이 똑똑’정도 된다.

우리나라도 몇 년 전부터 고양이 똑똑 노크하기 운동이 일어나 SNS 등에 소개되곤 했다.

최근 아파트 지하 주차장의 차 아래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고양이를 몇 번이나 봤다. 아무래도 날씨가 쌀쌀해진 탓이다.

‘네코반반’의 시작은 2014년 겨울 ,닛산자동차가 SNS에 투고한 짧은 글이 큰 호응을 얻게되면서 부터다.

“차 타기 전 작은 배려로 생명을 구할 수 있어요. 고양이 등 동물이 들어가 있을 수 있으니 차 타기 전 보닛 위를 두드려 확인합시다”란  글이었다.

이어 인스타그램에 ‘#’네코반반’ 해시태그로 작은 캠페인을 시작해  2016년, 닛산자동차의 정식 프로젝트로 커졌다고 한다.

‘네코반반’ 캠페인에 쓰이는 오리지널 마그네틱 스티커는 자동차에 붙이거나 하는데 귀여운 아기고양이 캐릭터로 인기가 대단하다. 처음 프로젝트 때 약 100명에게 배포하려 했는데 요청이 몰려와 4만 장이나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닛산자동차가 약 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네코반반을 해 봤을 때 7명 중 1명(14%)이 실제로 고양이가 숨어 있었다고 답했다.

그 중  고양이가 있던 장소로 가장 많았던 곳은 자동차 아래였으며(14건), 다음으로 타이어 옆이나 위  8건, 보닛 위 6건으로 나타났다. 가장 치명적인 엔진룸 속 침입은 드문 일이긴 하나 그만큼 서로 피해가 큰 일이니 잘 살펴보자.

고양이는 어떻게 엔진룸에 들어가는 걸까? 

나가노현에 사는 30대 남성 운전자는 “겨울에 추워 난방을 켜자 에어컨을 통해 동물 냄새가 올라와 보닛을 열어보니 고양이 털 천지였고 보닛 안쪽은 냥이 발톱에 긁힌 흔적이 수두룩했다. 엔진을 멈춘 후 따뜻할  때 수없이 고양이들이 드나들었던 모양”이라며 놀라워했다. 

그의 경우, 다행히 엔진룸 사고까지는 없었으나 손상된 밧데리 커버 교체, 에어컨 탈취, 금속망으로 엔진룸 구멍막기 등을 했다고 한다. 가장 염두에 두고 실천한 일은 물론 ‘네코반반’이다.

이에 닛산자동차측은 “엔진룸에는 구멍이 나 있기 때문이죠. 차종에 따라 구멍의 크기나 엔진룸의 내부구조가 다르나 타이어의 틈을 통해 엔진룸으로 들어오기도 한다”면서 “겨울뿐 아니라 무더운 여름철이나 쌀쌀해지는 가을철에도 들어간다”고 했다.

그렇다면 겨울철이 가장 위험하지만, 어떻게 보면 일년 내내 ‘네코반반’을 실천해야 할 듯.

만약 엔진룸에 냥이가 있는 걸 모르고 시동을 걸었다면, 엔진룸 내의 벨트 등이 엔진 시동과 동시에 회전해 고양이에게 큰 해를 입힌다.

또 엔진룸에서 팬벨트 부분에 다리가 걸려 상처입은 채 발견된 냥이를 꺼내는 일도 보통일이 아니. 고양이는 공포감에 누구든 핡퀴려들기 때문에 구조를 위해 119가 출동하는 일도 많다.

주차해 둔 곳이 조용한 곳이면 보닛에서 나는 새끼고양이들 울음소리를 잘 들을 수 있다. 자동차 주변에서 나는 소리라 여겼는데 좀 이상해 보닛을 열어보니 작은 새끼 고양이 서너마리가 있는 경우도 많다.

간혹 새 둥지가 통째로 엔진룸 안에 들어있는 경우도 있는데 달리는 도중 발열 등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보닛 두드리면 오히려 더 숨어버리는 냥이도 

일본자동차연맹은 “차 앞의 보닛 등을 두드리는 소리로도 냥이 대부분이 나오지만 오히려 무서움을 느껴 더욱 구석으로 들어가버리는 냥이도 있다”며 “조금이라도 의심이 갈 경우엔 반드시 보닛을 열어 확인해 볼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보닛 열어 볼 정도의 시간이 나지 않는다면, 자동차를 한바퀴 돌면서 이곳 저곳 두드려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또 동물보호단체 ‘클로버(Clover)’는 네코반반하기 어려운 경우 차문을 좀 세게 몇 차례 여닫기를 반복할 것을 제안했다.

결국, ‘네코반반’은 나의 안전도 지키며, 고양이의 생명도 구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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