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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통신】(19)홍수와 지진… 고양이와 피난 가는 방법

【코코타임즈】

코로나19에다 긴 장마까지 겹친 요즘, 폭우와 홍수 피해를 입은 지역이 많아 참으로 안타깝다.

이런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갑자기 집 밖으로 피난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렇게 급박한 시간이라면 귀중품이나 옷 등을 챙겨 정신없이 뛰쳐나가기도 바쁠 것이다.

그런데 만약 반려동물도 함께 데리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한 손에는 이동장, 다른 한 손엔 짐 가방, 고양이 집사일 경우 화장실은 또 어떻게 하나… 생각만으로도 아찔하다.

하지만 걱정마시라. 가족과 다름 없는 펫을 위한 특별한 ‘고양이 재난대책’이 있으니 말이다. 일본 이와테현 모리오카시(岩手県 盛岡市)에 있는 ‘크로스 크로버 재팬'(クロス・クローバ・ジャパン)이란 회사.

고양이 용품 ‘네코즈키'(nekozuki) 라는 브랜드를 갖고 있다. 그런데, 여기 브랜드에서 만든 ‘냥이 전용 피난 용품 럭색’이 지난해부터 화제다. 

사장 후토노 유카코(太野由佳子)씨는 대단한 냥이 애호가. 고양이 용품을 만들어 팔고 싶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2005년 회사를 세웠다. “‘고양이 눈높이로 물건을 만들어 세계 6억마리 냥이를 행복하게 만들기”가 목표란다.

많은 준비기간을 거쳐 2010년에 만든 브랜드 ‘네코즈키’의 30여가지 용품들은 많은 집사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발톱 깎을 때 심하게 몸부림 치는 냥이용 얼굴 가리개가 인기 상품이다.

냥이 전용 피난 럭색은 원래 제작 계획이 없었다. 하지만 반 년 후인  2011년 3 월, 동일본 대지진이 계기가 됐다. 진도 6도의 심하게 흔들린 자택 겸용 사무실에서 후토노씨가 기르던 냥이는 다행이 무사했다.

“고양이 잃어버린 사람들 위해 무언가는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여러 피해지역에는 고양이 잃어버린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후토노씨는 모두가 두번 다시 소중한 펫과 이별하는 일이 없도록 무언가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고안해 낸 것이 고양이와 함께 피난갈 때 쉽게 꺼내 들 수 있는 ‘네코즈키 재난 대책 세트’다. 냥이 모래 1리터, 실리콘 식기 2개, 접었다 펼 수 있는 냥이 화장실 등 10개 품목이 들어있는 세트.

일본 환경청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기초로 피난장소에 펫용 구호물자가 도착할 때까지 필요한 최소 5일분의 피난용품이 들어있다.

이 재난 대책 용품은 2019년 9월 발매가 시작된 후 이제 곧 1년이 되어간다.

다행스럽게도, 아직은 “피난할 때 사용했다”는 후기는 없지만, “언제 닥칠 지 모르는 재해에 대비해 두면 좋을 물건”이라며 꾸준히 인기이 있는 ‘스테디 셀러'(steady seller)다.

럭색 안쪽에는 재난카드 2장이 들어있다.

펫의 기본 정보를 기입해두는 카드로 이름, 생년월일, 마이크로칩 유무, 예방접종 이력, 먹고 있는 사료 종류, 성격 등을 기록할 수 있다.

또 다른 한 장에는 보호자의 이름, 주소, 진료기록이 있는 동물병원에 관한 정보를 써 둔다.

또 세트 안에는 만약 냥이를 잃어버렸을 때를 위해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습니다’ 전단지와 아직 집에 남아있을 냥이 존재를 알리기 위한 ‘긴급구조 요청 스티커’ 도 들어 있다.

후토노씨는 “이 스티커에 미리 냥이 사진을 넣어 현관문에 붙여 놓으면, 함께 피난하지 못했을 때 냥이찾기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이 밖에 이름, 전화번호가 새겨진 목줄, 가벼운 냥이 이동가방, 냥이 스트레스 해소용 작은 캣닙(catnip, 개박하) 쿠션 등이 들어있다. 

후토노씨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들 중 그 누구라도 펫을 데리고 피난이 가능하도록 미리 럭색 두는 장소를 정해두고, 긴급할 때 활용할 대책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갖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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