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조 치즈 이야기-앵무새도 뇌진탕에 걸린다고요? (1편)

다른 반려동물과 마찬가지로 앵무새 역시 항상 각기 다른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특히 강아지나 고양이와 비교했을 때 몸집이 작아서 물체나 벽에 충돌했을 때 그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고, 심지어 문틈이나 새장 틈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앵무새 집사들의 소통장소인 앵무새 관련 인터넷 카페를 보더라도 매일 수많은 부상 사례가 올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 오늘은 앵무새 뇌진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앵무새 마사지를 하며 머리 쪽을 만져보신 분들은 다 알겠지만, 앵무새 머리뼈는 매우 약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길가를 돌아다니다 보면 새가 부딪히는 것을 방지하고자 ‘버드세이버’를 붙여 놓는 것을 보게 되는데 앵무새를 키우는 집사들은 그 이유에 충분히 공감합니다. 집에서도 유리나 벽에 부딪혀 앵무새가 사망하는 사례가 있거든요.

여하튼 그러다 보니 앵무새는 작은 충격에도 뇌진탕에 걸리기 쉽습니다. 문제는 앵무새가 스스로 날다가 뇌진탕이 발생하는 것뿐만 아니라 집사에 의해 사고를 당하는 상황도 발생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앵무새가 집사 머리에 있는 것을 깜박하고 앉았다가 일어나다가 테이블에 끼는 경우, 청소하면서 무심코 휘두른 팔에 앵무새가 맞아서 바닥에 내리꽂히는 경우 등 사고는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앵무새 뇌진탕은 크게 경증과 중증으로 나뉘는데 이번 화에서는 경증 뇌진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앵무새가 어딘가에 정면으로 부딪쳤을 때 가장 먼저 닿는 곳이 부리입니다. 그러다 보니 부리에 피가 맺히거나 멍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가장 먼저 ‘뇌진탕’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충돌 이후에 움직임이 둔해질 수 있고, 눈을 평소보다 자주 깜박이는 경우가 있는데, 몸을 못 가누는 상태가 아니라면 불행 중 다행으로 경증 뇌진탕일 가능성이 큽니다.

사실 치즈도 최근에 사고로 인해 바닥에 부리를 부딪친 적이 있습니다. 부리에 멍이 생겼고 아이가 많이 놀라는지 몇 시간 동안 가만히 있더라고요, 밥도 제대로 먹지 않아 걱정도 많이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하루, 이틀 지나고 기력은 회복되었지만, 처음에는 놀라서 병원에 전화해보고 인터넷을 찾아보았고 경증 뇌진탕 증세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래 사진을 잘 보면 부리에 멍이 들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말 사고는 한순간에 발생할 수 있고, 자칫 잘못하면 사랑하는 가족을 잃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하루였습니다. 

그렇다면 뇌진탕 증세일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그리고 중증 뇌진탕의 경우 주로 어떤 증세가 나타나는지는 다음 화에서 다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