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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연방 법률로 동물의 권리를 보장하는 최초의 나라다.
“동물과 인간은 이 세상의 동등한 창조물이다. 어느 누구도 합당한 이유 없이 동물에게 고통, 질환, 손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연방동물보호법 제1조 1항)
이 두 문장 속에는 사람이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대한 내용이 함축돼 있다. “인간에게는 합리적 이유 없이 동물을 해할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 규정은 보호자가 있냐, 없냐에 상관없이 어떠한 동물에게나 적용된다.
독일은 이미 1933년부터 윤리적 차원에서 동물 보호를 위해 ‘제국 동물보호법’을 제정했다. 이후 1972년에 들어 ‘연방 동물보호법’으로 개정되면서 그 개념은 더 확대됐다.
더 구체적인 하위개념도 존재한다. 동물보호 반려견법, 동물보호 운송법, 동물보호 도살법 등 각각에 해당하는 가이드라인이 잡혀 있다.
전문가들은 “독일은 동물 보호에 대해 법적 규제가 자세하고 강력해 동물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며 “자연스레 독일 내 동물 복지 수준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독일의 동물복지 수준은 전 세계 1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물 학대 예방과 방지 등을 비롯한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이 일반 시민들 일상 속에도 깊숙이 자리해 있다.
안락사 없는 동물 보호소 ‘티어하임’
이를 잘 보여주는 예가 바로 티어하임(tierheim). 동물 보호소 티어하임은 독일 전역에 수백 여 곳이 존재한다.
이곳에는 유기나 학대 문제로 이웃 나라에서 구조된 동물이 많다. 보호 중인 동물은 개나 고양이뿐만 아니라 토끼, 조류, 말, 양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이곳은 정부의 일부 지원과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구조 후에는 새로운 가족을 찾을 때까지 쾌적한 보호소 안에서 건강과 행동교정 등의 관리를 받기도 한다.
동물 한 마디 한 마리마다 자기 전용 켄넬(kennel)이 있고, 마치 공원에 와 있는 듯 자원봉사자들 손에 이끌려 보호소의 산책로에서 한가로이 산책을 즐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일정 기간 동안 재입양되지 않았다고 ‘안락사’ 당하는 일도 없다. 중증질환 등으로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한 동물에 한해 수의사의 판단과 허가 절차를 거쳐 제한적으로 진행될 뿐이다.
단지 유기됐다는 이유만으로 안락사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할 뿐더러 독일 연방법의 ‘노킬'(No-Kill), 즉 죽여선 안된다는 규정을 어기는 ‘불법’이기 때문이다.
1년에 한번씩 내는 강아지 세금 ‘훈데스토이어’
또 다른 예는 ‘훈데스토이어'(Hundesteuer). 강아지를 키우는 가정이 보통 1년에 한번씩 납부하는 ‘강아지 세금’이다.
독일에서는 개를 입양한 후 시청에서 등록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 후 보호자가 매년 훈데스토이어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데, 그만큼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강한 주인의식이 요구되고 있는 셈이다.
이 예산은 강아지의 활동과 배변 등으로 더러워진 환경을 정비하고 반려견의 복지를 위해 사용된다. 동물보호소에도 이 세금이 사용된다.
지역별로 키우는 강아지의 수와 종류에 따라 금액도 다르다.
베를린에서는 첫 번째 강아지에는 120유로(약 16만원), 추가되는 강아지마다 180유로의 세금을 부과한다. 여러 마리를 키울 땐, 세금을 더 물리는 개념이다.
비슷하게 프랑크푸르트는 강아지 한 마리는 1년에 90유로, 추가되는 강아지 180유로를 부과된다.
또 뒤셀도르프에서는 96유로, 150유로를 부과하고, 세 번째 강아지부터는 180유로씩 추가한다. 그 외 뮌헨, 쾰른 등 지역마다 세금 액수는 다 다르다.
게다가 맹견 등 위험한 종류의 강아지를 키울 때는 반드시 시청에 따로 신고해야 한다. 세금도 훨씬 더 많다. 마리당 600~900 유로, 우리 돈으로 약 100만원 안팎의 세금을 낸다. 세마리 이상을 키우려면 무려 1천200 유로 이상을 내야 할 수도 있다.
이들 위험한 개(The Dangerous Dog)는 예기치 않은 사고 예방 등을 위해 ‘사회적 비용’이 더 들어가는 만큼 견주가 그만큼을 더 부담하라는 것이다. 무척 합리적이다. 그래서 독일의 훈데스토이어는 네델란드 등 유럽 인근국가로도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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