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개 식용’ 금지 문제에 가속도를 올리고 있다. 내년 4월까지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기 위한 공론화 과정을 시작한 것이다.
개 식용 관련 산업은 계속 위축되고 있다. 개고기를 대량 유통하던 전국의 개 시장들은 잇따라 폐쇄되고 있어서다. 마지막 남은 대구 칠성시장도 내년이면 문을 닫게 된다.
대한육견협회 회원들이 23일 오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국민 기본권 침해, 1천만 범법자 양산, 개고기 식용금지 만행 즉각 중단하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1.23/뉴스1
하지만 여전히 국내 보양식 시장의 대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 대한육견협회 등 관련 종사자 수도 적지 않은 상황. 사회적 합의로 가는 과정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은 것.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개 식용 문화가 존재해 온 대만은 이를 어떻게 풀어냈을까?
26일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대만은 2017년 4월 동물보호법을 개정해 개와 고양이의 식용을 전면 금지시켰다.
개를 도살해 그 사체 또는 그 성분이 포함된 식품을 판매·구매·식용하거나 보유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게 주요 내용으로,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과 함께 벌금도 함께 부과한다.
위반자에 대한 위반 사실, 성명, 사진 등도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마치 우리나라가 성범죄자에 대하는 조치와 비슷하다.
단기간에 이뤄진 결정이 아니었다. 수차례의 관련법 개정 등 단계적 제도화를 통해 이뤄낸 사회적 결과물.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개 식용 문화가 과거부터 이어져 온 대만은 지난 1990년대 유기견 문제가 사회 이슈화되면서부터 동물복지에 대한 요구가 한층 강해졌다.
대만, 전면 금지까지 20년 넘게 단계적 접근…1998년 동물보호법 전면 개정이 첫 발
이에 1998년 ‘야생동물보육법’을 ‘동물보호법’으로 전면 개정하면서 공공장소에서의 개 도살 금지는 물론 경제적 목적을 위한 특정 동물의 사용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개 식용 금지로 가기 위한 첫 발을 뗀 셈이다.
이후 2001년에는 금지 대상을 ‘반려동물’ 전체로 확장한 뒤 벌금까지 부과했다. 2년 후엔 벌금도 대폭 올린다. 또 4년 후엔 개·고양이를 도살하는 것과 동물 사체를 판매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지시켰다.
2015년부터는 개 고양이 식용 문제를 본격적으로 터치하기 시작한다. 먼저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개·고양이의 도살 행위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만~1000만 달러(TWD) 벌금을 부과했다. 벌금에 이어 신체형으로도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한 것.
지방자치단체들에서도 개·고양이 식용을 금지하는 조례를 속속 마련했다. 이에 힘 입어 2016년, 개·고양이를 식용하는 행위 등을 전국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처벌하도록 하는 개정안이 발의됐고, 1년 후 의회를 거쳐 공포,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무려 20년이 넘게 걸린 셈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개 식용 문제가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 마무리 단계로 나아가고 있을 뿐.
이에 국회 입법조사처는 “사육~도축~판매~식용에 이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동물학대 행위에 대한 법 적용 문제와 함께 사회적 갈등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사 일부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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