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추세츠주 나한트, 스티브 씨가 야생 오리들이 모여있는 바닷가로 다가가자 오리 무리가 그를 피해 반대편으로 도망갑니다.
그런데 그중 한 마리의 오리는 오히려 스티브 씨에게 다가가더니 그의 발아래 딱 달라붙습니다.
스티브 씨가 웃으며 야생 오리를 소개했습니다.
“이 녀석의 이름은 치어리더. 제 친구예요.”
스티브 씨와 치어리더가 친구가 된 특별한 사연은 이렇습니다. 그가 집을 나와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섰을 때, 아기 오리 한 마리가 수영장에 빠져 파닥거리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엄마 오리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고, 아기 오리는 힘이 빠져 꼼짝하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그는 아기 오리를 건져 집으로 데려간 다음 따뜻한 보금자리와 먹을 것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녀석에게 힘내라는 의미로 치어리더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치어리더는 어느새 건강한 오리가 되어 날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스티브 씨는 치어리더와 함께 살고 싶었지만, 야생 오리는 자연에서 친구들과 함께 사는 것이 더 행복할 거라고 판단해 녀석을 바닷가에 풀어주었습니다.
그의 예상대로 치어리더는 다른 야생오리 무리에 섞여 잘 어울리며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치어리더가 집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엔 바닷가로 날아가 친구들과 어울려 놀았습니다.
그러면서 수년째 야생 오리와 스티브 씨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 것입니다!
스티브 씨가 어깨에 앉은 치어리더에게 뽀뽀를 한 후 말했습니다.
“저는 치어리더를 사랑하지만 구속하고 싶지 않아요. 녀석이 언제든지 제 곁을 떠나 친구들에게 갈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고 싶었어요.”
그러나 영리한 치어리더는 낮에는 바닷가에서 친구들과 놀고, 저녁에는 스티브 씨의 집으로 돌아와 함께 잠을 자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스티브 씨는 고양이와 강아지도 키우고 있는데 치어리더는 녀석들과도 곧잘 어울려 지냅니다.
“고양이와 강아지도 치어리더가 아기 오리일 때부터 봐와서 서로 가족처럼 잘 돌봐주고 있습니다.”
또한, 치어리더는 종종 낮에도 스티브 씨가 사는 단지 내 수영장으로 날아와 머물곤 하는데, 주민들도 그런 녀석에게 빵조각을 던져주며 무척 예뻐한다고 합니다.
스티브 씨는 강아지 품에 안겨 조는 치어리더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녀석은 부끄러움이 많아서 암컷 오리랑 말을 잘 못하더라고요. 언젠가는 녀석이 짝을 만나고 어느 날 갑자기 제 곁을 떠날 수 있겠죠. 허전하긴 하겠지만 그것 또한 녀석이 선택한 또 다른 행복이라고 믿어요. 어떤 삶을 살든 치어리더가 정말 행복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