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롱 또롱”
지난 6월 영국의 한 공원, 작은 강아지가 목줄의 방울 소리와 함께 짧은 보폭으로 거리를 거닐자 사람들이 옆으로 비켜서며 앞길을 터줍니다.
녀석의 입에는 사람 키만 한 기다란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있습니다. 강아지가 기다란 나뭇가지를 나르는 것에 방해되지 않도록 사람들이 길을 터주는 것이죠. 그런 녀석을 보며 사람들이 웃음을 터트립니다.
“쟤 좀 봐봐” “너무 귀여워!” “재능이 많은 아이네”
녀석의 이름은 보스코. 사람들의 시선과 사랑을 즐기는 핵인싸견으로 이 동네에서는 꽤 유명한 녀석이라고 합니다. 산책할 때마다 가장 긴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행차하니까 말이죠.
또한, 사람들이 길을 터주는 모습이 마치 왕의 행차를 구경하는 시민들의 모습과 같다 해서 ‘막대기 왕’이라는 별명도 생겼습니다. 사람들은 보스코의 앞길에서 비켜준 이후에도 곧장 자리를 뜨지 않고 뒤돌아 녀석의 뒷모습을 바라봅니다. 입가에 미소를 잔뜩 머금고 말이죠.
“또롱 또롱”
오늘도 막대기 왕의 행차 소리가 거리를 울려 퍼지며 사람들에게 행복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글 제임수
사진 The dodo, 인스타그램 @boscoandhisbigst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