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직에서부터 글로벌 트렌드인 원헬스(one-health) 개념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동물보건의료정책연구원(원장 김재홍)이 15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동물의료산업 발전방안 공청회’에서 발제를 맡은 류판동 연구원 법제·교육위원장(서울대 수의대 명예교수)<사진>은 “동물의료산업 발전과 동물복지 향상을 위해서는 원헬스 개념을 반영한 국가 차원의 동물보건의료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심지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한번 퍼지면, 관련 부서의 전직원이 방역과 검역에 매달리면서 다른 업무는 모두 올스톱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원헬스는 사람 건강과 동물 건강, 그리고 환경 건강이 서로 조화롭게 연계된 보건 복지 시스템.
이를 위해 류 위원장은 “축산동물(소, 돼지, 닭, 오리 등)에 대한 방역과 검역에 치우친 정부 동물보건부서를 확대 개편, 동물복지와 신변종 인수공통감염병,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반려동물산업까지 포괄하는 전담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무총리실 직속의 범부처 특별위원회도 제안했다.
방역과 검역에다 동물병원 임상 표준수가제 등 다양한 반려동물 의료정책, 그리고 동물약품과 의료기기 등 산업발전 등을 아우르는 통합적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반려가구 및 보호자의 진료비 부담을 해소하고 저소득층의 동물진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동물의료보험’ 조기 도입도 제안했다.
류 위원장은 이를 위해 민관 협력의 동물의료 통합 거버넌스 역할을 할 ‘동물보건의료연구원’(가칭) 설립은 물론 동물보건의료산업 육성법 제정이 필요하다 강조했다.
“수의계와 동물의약품, 동물보건복지 등을 아울러 동물의료산업계 전체의 발전을 이룰 그랜드 디자인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공청회에선 또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는 동물의료산업 발전을 위해선 반려동물 및 농장동물 의료서비스의 주체인 수의사의 진료권 확립과 진료체계 선진화, 그리고 수의사 처방제 확대와 농장 자가진료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동물용 의약품 및 의료기기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신약개발과 해외 수출 등에 대한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토론에 참여한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은 “동물 보건과 복지를 함께 다룰 통합적 거버넌스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했고, 김용상 농림축산검역본부 서울본부장은 “동물의료산업의 발전 방향은 이제 생산성 중심에서 가치와 윤리 지향적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또 정병곤 한국동물약품협회장은 “사람약과 동물약을 바라보는 보호자들의 눈높이(기대치)가 거의 같아졌다”면서 “인체약을 만들던 곳에서 동물약도 만드는 쪽으로 확장하고 있는데, 신약 개발 등을 지원할 인프라를 빠르게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아래 사진> 내용은 향후 동물의료발전종합계획 등 정책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