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 사는 메이미 씨 부부에게는 10년 넘게 인생을 함께 해온 노령견 태너가 있습니다.
그들은 동물을 무척 사랑하고 아꼈지만, 한 생명을 평생 책임지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태너 외에 다른 동물을 입양할 계획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 그들의 마음을 한순간에 녹여버린 고양이가 있습니다. 쇼티입니다!
쇼티는 메이미 씨가 사는 동네의 지역 동물보호소(Best Friends Animal Society in Mission Hills)에서 지내던 고양이로 입소 당시 부상이 무척 심했습니다.
수술 후, 수혈까지 받았던 녀석으로 몸의 상처를 넘어 마음의 상처도 심했는지, 치료 후에도 사람을 심하게 경계하던 녀석이었죠.
2019년 12월, 보호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메이미 씨는 그런 쇼티를 보고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고, 쇼티의 입양자가 나타날 때까지만 임시보호를 하기로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때까지만 해도 반려동물을 추가로 입양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변함없었습니다.
쇼티는 메이미 씨 집에 온 이후에도 부부를 피해 다니며 소파 밑이나 벽 끝을 따라 이동하곤 했습니다. 밥을 먹을 때도 메이미 씨 부부가 보이지 않을 때만 허겁지겁 먹고 다시 구석으로 도망갔죠.
그러던 어느 날, 메이미 씨가 방에서 거실로 나왔을 때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쇼티가 태너 옆에 붙어서 낮잠을 자고 있었어요.”
녀석이 집에 온 지 딱 일주일째 되던 날이었습니다.
잠에서 깬 쇼티가 메이미 씨를 발견하고 살짝 움찔하긴 했지만, 메이미 씨는 쇼티를 달래며 거리를 유지했습니다.
“쇼티가 힘겹게 연 마음의 문을 다시 닫지 않도록 달랬어요.”
쇼티는 매일 태너 옆에서 낮잠을 자기 시작했고, 메이미 씨는 매일 조금씩 쇼티와의 거리를 좁혀나갔습니다.
그리고 지금! 쇼티는 메이미 씨를 봐도 도망가지 않을뿐더러 그녀의 손길도 허락합니다. 애교도 어찌나 늘었는지 메이미 씨가 외출했다 들어올 때마다 몸을 비비며 인사를 건네곤 합니다.
그러나 녀석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언제나 태너였습니다!
“쇼티가 태너에게 큰 위안을 받았나 봐요. 항상 태너를 찾고, 태너를 껴안고, 태너의 머리를 핥아요.”
사실, 노령견에게 새 가족이 생긴다는 건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오랜 세월 자신만의 공간에서 편안히 지내왔던 노령견에게 낯선 동물의 존재는 커다란 스트레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태너는 조용하고 얌전한 쇼티를 좋아했고 쇼티도 태너를 소중히 여겼습니다.
그리고 노령견과 겁 많은 고양이가 꼭 붙어 있는 모습은 메이미 씨의 코끝을 찡하게 만들기 충분했습니다.
“이런… 입양할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저렇게 서로를 의지하는 모습을 보니 어떻게 다시 둘 사이를 찢어놓을 수 있겠어요.”
결국 메이미 씨 부부는 쇼티를 두 번째 가족으로 받아들였고, 보호소에 임시보호 포기 그리고 입양 서류를 정식으로 작성했습니다.
“얼마 전에 태너가 잘 보이지 않는 구석에서 잠들었는데, 쇼티가 울며 온 집안을 한참을 찾아 헤매더라고요. 쇼티가 이곳에서 태너와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