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타임즈】
고양이는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몸을 잔뜩 웅크린다. 오랜 시간 웅크리고 있다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걱정되는 마음에 체온계를 꺼내 들어보지만, 막상 체온 재는 방법을 모르거나, 심지어 정상체온도 기억나지 않는다. 좀 더 지켜봐야할지 병원에 가야할 지 몰라 막막할 따름이다.
고양이 체온 재는 법
고양이 정상체온은 38.5°C 내외다. 최대 39.5°C까지를 정상체온으로 본다. 40°C 이상이면 위험 수준이며, 40.5°C 이상은 응급상황이므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고양이 체온을 잴 때는 직장(直腸)의 온도를 재는 방법이 가장 정확하다. 즉, 항문에 체온계를 꼽는 방법이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사람용 수은체온계를 사용하면 된다. 항문으로부터 체온계를 4~5cm가량 천천히 넣어 약 1분간 측정한다. 저항감을 줄이기 위해 체온계 끝에 바셀린을 바르는 것도 좋다.
귀에 고막형 체온계를 넣어 재기도 하는데 고양이 귀는 고막으로 가는 관이 L자로 휘어 있어 정확도가 떨어져 추천하지 않는다.
비접촉식 체온계 또한 위생적이고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직장을 직접 측정한 값보다 0.7°C~1.3°C가량 낮게 측정돼 정확한 체온을 알 수 없다.
체온을 재기 어렵다면 임시방편으로 흰 눈동자가 충혈됐는지, 평소 차가운 귀에 열감이 느껴지는지 체크해 볼 수 있다.
발열과 고열
열이 나는 발열(fever)은 체온조절 중추 이상으로 정상체온보다 온도가 높은 상태를 말한다. 질병으로 인한 체온 상승이 주를 이루는데 주로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 세균성 폐렴, 상부 호흡기 바이러스(감기나 독감 등)이 원인이다. 고양이는 흥분이나 긴장을 했을 때도 발열 증상이 생긴다.
고양이가 진정할 때까지를 대략 한 시간 이내로 보는데, 이후에도 정상체온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사람이 직접 체온을 떨어트려줘야 한다.
발열과 비슷해 보이지만 이와는 다른 ‘고체온증(hyperthermia, 고열)’은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져 몸 밖으로 열을 배출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때는 응급상황이므로 신속히 열을 내려줘야 한다. 게다가 고열은 질병에 대한 증상일 경우가 많아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일사병이 대표적인 예. 일사병은 혈액을 응고시키고 다발성 장기 기능 부진증을 일으켜 건강 손상은 물론, 심하면 생명을 잃기도 한다.
집에서 체온 떨어뜨리는 법
사람은 체온이 높아지면 땀을 흘려 열을 조절할 수 있지만 고양이는 땀샘이 턱밑과 발바닥에만 있어 땀 배출로 열을 내리기 어렵다. 그루밍으로 몸에 침을 묻혀 열을 발산할 수도 있지만, 이 역시 열이 심할 때는 역부족.
작은 아이스팩을 천 등으로 감싸 고양이 겨드랑이에 대주거나 따뜻한 물로 몸을 적셔주는 방법이 있다. 목욕을 마친 후에는 약한 드라이 바람으로 털을 말려준다.
열을 낮춘다는 생각에 찬물로 목욕을 시키는 것은 금물. 찬물 샤워는 일시적으로 체외 온도를 떨어트릴 수는 있으나, 혈관이 수축해 근육이 긴장하고 오히려 체내 온도는 오르기 때문이다. 다만, 일사병에 걸렸을 때는 털을 밀고 비교적 오랜 시간 찬 수건으로 냉찜질을 해주기도 한다.
사람이 먹는 해열제를 먹여도 될까? 하지만 이는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매우 위험한 방법”이라고 수의사들은 말한다.
고양이는 아파도 웬만해서는 티를 내지 않는다. 손이 많이 가는 반려동물인 만큼 평소 자주 안아주고 살펴보며 반려묘에 대한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자.
도움말: 동물메디컬센터W 한만길 원장
이 기사는 (주)헬스조선 『펫진』과의 콘텐츠 협약에 의해 제공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