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타임즈】
또 화려한 자태의 고양이가 신랑 신부의 결혼서약서에 발 도장을 꽝 찍는다. 하객들은 손뼉 치며 즐거워한다. 서약서에 발 도장을 꾹 누르기엔 젤리 발바닥이 예쁜, 냥이가 제격이다. ㅎㅎ
어떤 결혼식에선 버진 로드(virgin road)를 걷는 신부 앞에 꽃 장식을 하고 걷는’ 펫 화동(花童)’이 되기도 한다. 결혼식의 또 다른 주인공이 바로 이들인 셈이다.
신랑 신부도 “나의 결혼식 날, 가족 같은 내 펫을 집에만 둘 순 없다”라는 태세다. 인생 최고의 순간을 아이들과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일본에서 펫 동반 결혼식을 하려면 먼저 예식장 찾기부터 신경 써야 한다. 일반 결혼식장의 80% 정도는 “펫 동반 불가”니까.
그래도 결혼 준비 포털사이트에 ‘펫과 함께 결혼식’으로 검색하면 꽤 여러 곳이 나온다. 그중에도 좀 독특한 펫 결혼식으로 소문난 도쿄의 ‘펠리체 가든 히비야'(Felice garden hibiya).
여기선 신랑 신부 펫은 물론, 친척 친구가 데려오는 펫도 참여가 가능하다. 오프닝 영상 속에서도 신랑 신부는 펫과 함께다. 결혼식 하기 며칠 전, 웨딩 촬영에도 이들은 빠질 수 없다. 식장엔 펫용 특별 의상들도 잘 갖춰 놓았다. 빌려 입힐 수 있도록.
이렇게 독특하고 재미있는 펫 웨딩도 무사히 잘 마치려면 신경 쓸 일이 아주 많다.
하객들한테 결혼식 초대장을 일일이 보내 반드시 출석 여부를 묻는 일본의 경우, ‘펫 동반 예식’이라고 미리 알려준다. 반려동물 알레르기를 지닌 하객들이 가능하면 펫 주변에서 멀리 떨어져 앉도록 한다. 결혼식 마치고 찾는 피로연은 식사 장소인 만큼 여기선 유일하게 ‘펫 출입 금지’다.
기다려야 하는 시간도 길고, 반지 나르기도 잘 해야 하고… 이날은 신랑 신부 못지않게 펫들도 매우 피곤한 날, 케이지 안에서 편히 쉴 수 있는 장소도 미리 잘 탐색해 둬야 한다. 결혼식 날 만큼은 펫시터나 가족 등 전담 집사가 꼭 필요하다.
이래저래 조금은 귀찮아 보이기도 하는데 이런 결혼식이 펫펨족 신랑 신부들에겐 점점 인기라고 한다. 소중한 나의 펫이 특별히 축복해 주는 결혼식이니 ‘추억 만들기’로 이만한 일도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