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남부 도시 그로스텐(Gråsten) 거리를 걷다 보면 누군가 뚫어져라 쳐다보는 수상한 시선이 느껴질 것입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시선을 보내시는 분은 고귀한 혈통의 여왕과 왕자입니다.
두 왕족의 정체는 잉글리시 불도그의 엄마 윈스턴과 아들 보가르트입니다. 산책로 근처에 사는 두 댕댕이는 사람을 무척 좋아하지만, 높다란 울타리로 인해 사람들의 기척만 느낄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좁다란 울타리 틈에 코를 박고 끙끙대기 일쑤였죠.
결국, 슬퍼하는 두 댕댕이를 보다 못한 보호자 랜비그 씨가 울타리에 구멍을 뚫어주었습니다. 이제는 녀석들이 마음껏 세상을 구경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미소가 절로 나왔죠.
그러다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에게 더 예쁨 받고 유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그러다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바로 구멍 주위에 피에로 모자나 왕관 같은 그림을 그려 넣는 것이었죠!
보호자는 울타리 밖에서 두 댕댕이를 불렀습니다.
“윈스턴! 보가르트!”
잠시 후, 울타리에 등장한 피에로와 왕비는 근엄한 표정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기 시작했습니다.
랜비그 씨는 주기적으로 담장의 그림을 바꾸어 녀석들의 복장을 갈아입혔고, 사람들은 웃음을 터트리며 유쾌한 두 왕족의 모습을 촬영해 SNS에 올렸죠.
현재, 윈스턴과 보가르트는 동네의 마스코트가 된 것은 물론, 덴마크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SNS와 커뮤니티에 녀석들을 사진을 공유하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습니다!
이제 랜비그 씨의 울타리 앞은 덴마크 그로스텐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꼭 들려야 하는 필수 코스로 자리 잡게 되었죠.
예상치 못한 인기에 랜비그 씨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그림을 그린 건 맞지만,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을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코디네이터로서 어떤 옷을 입혀줘야 할지 고민이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