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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큰돌고래 ‘비봉이’…바다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바다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

해양수산부(장관 조승환)는 국내 수족관에 남아있는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를 자연 생태계로 돌려보내기 위해 관련 기관 및 시민단체, 전문가 등과 협력해 야생적응 훈련 등 해양방류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제주도 연안에서 약 120여 개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남방큰돌고래는 2012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돼 보호·관리되고 있는 종이다,

해양보호생물 지정 당시 국내 수족관에서 총 8마리가 사육되고 있었으며, 2013년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 방류를 시작으로 2015년 태산이, 복순이, 2017년 금등이, 대포 등 총 7마리가 바다로 돌아갔다. 지금은 제주 퍼시픽랜드(㈜호반호텔앤리조트)에 ‘비봉이’ 1마리만 남아있는 상태이다.

해수부는 제주특별자치도, ㈜호반호텔앤리조트, 시민단체 등과 마지막 수족관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를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해 왔으며, 7월 초 해양방류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방류 세부계획을 마련해 본격적인 방류를 추진하게 됐다.

이에 따라 ‘비봉이’는 그 동안 생활해 온 퍼시픽랜드의 수조를 벗어나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연안에 설치된 가두리 훈련장<사진>에서 활어 먹이훈련, 야생 돌고래 개체군과의 교감 등 야생적응 훈련을 거쳐 제주도 인근 해역에 최종 방류될 예정이다.

2015년 태산이, 복순이의 해상 가두리 훈련 중 야생 돌고래 무리와 접촉·교감(해양수산부 제공)© 뉴스1

진단 결과 해양방류 가능 상태로 확인…야생적응 가두리로 조만간 이동

‘비봉이’ 해양방류는 △방류가능성 진단 및 방류계획 수립 △사육수조 내 적응훈련 △가두리 설치 및 이송 △가두리 내 야생적응 훈련 △방류 및 사후 모니터링 등 총 5단계로 진행된다.

이 중 첫 번째 단계는 완료됐으며, 두 번째 단계는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술위원회에서 ‘비봉이’의 건강상태 및 먹이 섭식상태를 진단한 결과 해양방류가 가능한 상태인 것을 확인했다.

또 현재 ‘비봉이’는 사육수조 내 훈련을 마친 상태이며, 살아있는 상태로 제공된 먹이를 직접 사냥해 먹는 등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

조만간 세 번째와 네 번째 단계가 시작될 예정이며, 해수부는 비봉이를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인근 연안에 설치된 가두리로 이송할 계획이다.

‘비봉이’가 해양방류 이후 야생돌고래 무리에 자연스럽게 합류해 생존할 수 있도록 가두리 내에서 야생 환경 적응 훈련과 함께 야생 돌고래 무리와의 접촉 및 교감을 시도할 예정이며. 단계별 훈련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최종적으로 방류하게 된다.

방류 시에는 ‘비봉이’의 위치 추적 및 행동 특성 파악을 위해 GPS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하여 향후 1년 이상 장기적으로 모니터링하게 된다.

또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있도록 등지느러미에 인식번호(8번) 표식을 하고, 선박이나 드론 등을 이용해 건강상태 및 야생 개체군 무리 합류 여부 등 야생 생태계 적응 여부에 대한 관찰도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해양에 방류된 돌고래가 야생 생태계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훈련 과정에서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 하고, 각종 소음이나 불빛 등 외부요인들을 철저하게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비봉이의 경우 함께 훈련하는 동료 없이 단독으로 훈련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외부요인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해수부는 ‘비봉이’ 해양방류와 관련한 모든 과정에 대해 일반인의 출입 및 접근을 최소화 하고, 각 단계별 훈련상황 등을 기록한 영상 및 자료를 자체 제작해 공개할 예정이다.

또 방류시기도 사전에 특정하지 않고 기술위원회를 통해 건강상태 및 훈련성과 등을 종합 평가하여 결정할 예정이며, 방류행사 없이 ‘조용한 방류’ 방식으로 방류할 예정이다. 아울러 야생적응 훈련 과정에서 ‘비봉이’의 해양방류가 불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대비해 별도의 보호·관리를 위한 대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방류시기 특정하지 않고 행사 없이 진행…GPS 부착해 향후 1년 이상 장기적 모니터링

이와 함께 해수부는 이번 비봉이 방류를 계기로 그 동안 추진해 온 해양동물의 복지 개선을 위한 정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수족관에서 전시를 목적으로 새롭게 고래류를 들여오는 행위를 전면 금지하고, 현재 사육하고 있는 고래류에 대해서는 올라타기 등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가하는 행위를 금지하기로 했다. 또 ‘체험프로그램 기준 및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수족관 고래류에 대한 보호·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여기에 현재 등록제로 운영되고 있는 수족관 설립을 허가제로 전환하고, 수족관 동물을 학대하거나 스트레스를 가하는 행위, 관찰이나 관광 활동 시 해양동물의 이동이나 먹이활동을 방해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와 같은 내용을 반영한 ‘동물원·수족관법’과 ‘해양생태계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상정돼 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비봉이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동물보호단체, 수족관 등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방류과정을 관리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해양동물의 복지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는 한편, 관련 제도 개선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뉴스1)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발견된 남방큰돌고래들.(사진 핫핑크돌핀스 제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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