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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인수공통감염병 창궐…수의사 역할 높이려면?

잇따른 인수공통감염병 창궐…수의사 역할 높이려면?

바이러스로 옮기는 ‘원숭이두창'(Monkeypox) 감염자가 전세계에 걸쳐 이미 3천 명(의심 환자 포함)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 등지에서만 발견되던 병이지만, 이젠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과 미주, 중동, 호주 등으로 빠르게 퍼지면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에 “올해 모두 32개 나라에서 1천600명 이상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됐으며, 1천500명에 가까운 의심환자가 보고됐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은 전 세계 환자의 85%가 유럽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원숭이두창이 전염성 강한 바이러스인 만큼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 상륙도 시간 문제다.

이에 따라 WHO는 오는 23일 긴급회의를 열어 원숭이두창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부 발진과 손상, 발열과 두통, 근육통 등을 일으키는 원숭이두창은 동물에서 사람으로, 사람에서 사람으로, 감염된 환경에서 사람으로 감염이 되는 ‘인수(人獸)공통감염병’.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청장 백경란)도 “원숭이두창은 병의 중증도는 낮지만, 전염성이 강하다”면서 최근 “확진자 발생을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감염병 위기 경보를 ‘관심’ 단계로 발령”했다.

또, 지난 8일 원숭이두창을 제2급 감염병으로 분류한 데 이어, 7월엔 원숭이두창 치료제 ‘테코비리마트(TPOXX®)’ 500명분을 국내로 들여올 예정.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이 엔데믹(Endemic, 풍토병)으로 바뀌고 있는 시점에 또 다른, 강력한 인수공통감염병이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다만, 질병관리청은 “원숭이두창은 호흡기 전파도 가능하나 코로나19처럼 단순 접촉으로 감염되지는 않는다”면서 “바이러스가 포함된 미세 에어로졸을 통한 공기전파는 흔하지는 않다”고 국민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인수공통감염병이 최근 20년간 전세계를 잇따라 강타하고 있는 추세라는 점.

2003년 사스(SARS, 박쥐)부터 2009년 신종플루(H1N1 influenza, 돼지), 2015년 메르스(MERS, 낙타), 2019년 코로나19(COVID-19, 박쥐), 그리고 이번 원숭이두창(Monkeypox, 원숭이)까지 모두 동물에서 사람으로 옮긴 ‘인수공통감염병'(Zoonosis)이라는 것이다.

수미연, “인수공통감염병 효율적 방역 중요… 수의사 주무부처 보건부로 이관해야 “

이에 우리나라 젊은 수의사들 모임 ‘수의미래연구소'(대표 조영광, 허승훈. ‘수미연’)는 21일,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대한민국 뿐 아니라 전세계가 보건의료의 대응체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함을 공감했을 것”이라면서 “개인별 보건의료도 여전히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군집(群集) 단위의 면역과 (가축) 방역 등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수미연은 이어 “특히 인수공통감염병과 같은 분야에서는 수의사가 더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의사 업무의 주무부처를 (현재의 농식품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이관하고, 그 산하에 ‘동물청’을 설립하여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공동의 연구 및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물 질병과 방역에 전문성이 있는 수의사들의 역할을 더욱 높이는 시스템 개편을 강구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수의사 주무부처 이관은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 공약이기도 하다.

수미연에 따르면 보건부 산하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수의사가 180명 정도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고, 국방부 소속 수의사관(수의장교)들이 이번 코로나19 방역 역학조사에 상당수 동원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국가 차원에서 사람과 동물, 환경의 건강을 함께 아우르는 ‘원헬스'(one-health) 개념이 부분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영광 수미연 공동대표는 “국가 ‘방역’은 개인 보건과 함께 동물이 포함된 군집의 환경이라는 관점에서 함께 바라봐야 한다”면서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공동의 연구 및 대응을 하기 위해서도 수의사 주무부처 변경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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