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인지기능장애증후군(CDS)을 완화하는 신약 ‘제다큐어(GedaCure)’가 세상에 나온 지 1년이 됐다. 강아지 치매약으론 국내 처음이란 점에서 초기부터 큰 관심을 불러왔다.
신약을 개발하는 벤처 ‘지엔티파마'(대표 곽병주)가 개발한 ‘제다큐어’는 국내 판권을 ‘유한양행'(대표 조욱제)에 넘겼고, 유한양행은 지난해 5월부터 이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출시 1년을 맞아 18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념 심포지엄에서 정동균 유한양행 전무는 “제다큐어의 유효 성분인 ‘크리스데살라진’은 강력한 항산화제이자 항염증제로 2중 약리 기전의 신약”이라 설명했다
여기서 크리스데살라진은 아스피린과 장염치료제 ‘설파살라진’ 성분을 합성한 약물. 노화를 일으키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프로스타글란딘 E2의 생성을 억제한다. 활성산소와 염증을 동시에 잡는, ‘다중 표적’ 약물인 셈이다.
유한양행에 따르면 제다큐어는 해외에까지 알려져 지난 1년 사이 미국을 비롯한 15개국, 130개 동물병원이나 개인 등으로부터 구매 문의가 들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도 소문…구매 문의 많아 미국 유럽 임상시험도 곧 추진
하지만 현재로서는 해외에서 직접 제다큐어를 구매할 수는 없다. 외국인이 제다큐어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국내에 입국해 동물병원에서 처방받아야만 한다.
이에 지앤티파마는 미국과 유럽에서의 임상시험을 조속히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출시를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할 필수 절차다.
이날 심포지움에선 제다큐어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도 나왔다. 발표자들(김효진 신명란 정언승 박선희 수의사)은 “반려견의 치매 증상으로 △울부짖음이 심해지고 △식욕이 저하되거나 △방향 감각이 떨어지고 △대소변 실수 등이 있다”고 했다.
특히 박선희 수의사는 “반려견에게 제다큐어를 먹여본 보호자들이 ‘밤에 돌아다니지 않고 잘 잔다’ ‘강아지가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해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1년이 지난 지금, 제다큐어는 전국 938개 동물병원에서 판매되고 있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도 “제다큐어가 인지기능장애가 있는 반려견 삶의 질을 개선해 보호자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 ‘조건부’ 품목허가 굴레…유효성 입증 과제 여전히 남아
반면, 제다큐어는 지난해 2월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조건부’로 동물용의약품 합성신약 품목허가’를 받았다. 임상시험에 적용한 치매 강아지 개체수가 적어, 추후 개체수 사례를 더 많이 수집하는 조건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건부 적용 시점은 6년. 즉 6년 이내에 충분한 임상시험 실적을 쌓아 유효성을 입증해야 품목허가를 유지할 지 등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것. 그 기간 동안 적절한 결과를 내놓지 못한다면 어렵게 얻은 허가를 반납해야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희귀질병에 대한 신약인 경우, 임상시험 개체수가 허가 기준에 미치지 못할 만큼 적어도 ‘조건부’ 품목허가를 내주는 경우가 가끔 있다”면서 “그래서 재검토 기한 내에 투약에 따른 안전성과 유효성 등 약효를 입증할 수 있는 케이스들을 계속 더 모아와야 한다”고 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