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동물보건사’ 2천500여명이 국가자격증을 받았다. 제도 시행 이후 첫 시험의 최종 합격자들. ‘동물보건사’는 수의사와 함께 동물병원 전문성을 높여 나갈, 유망 직종으로 꼽힌다. 지향하는 그림은 미국 ‘RVT'( Registered Veterinary Technician) 비슷할 터.
이에 전국의 수많은 대학들이 동물보건사 관련 학과를 만들고, 또 운영한다. 그 중에 전임교수 4명을 모두 수의사들로 라인업 짠 곳이 있다. 세명대학교(충북 제천) 동물바이오헬스학과.
국가 공무원 출신에 동물제약업계 출신, 동물병원 임상 수의사 출신 등 경력도 다채롭다. 서울대공원 동물원장 출신도 있다.그 중 3명은 서울대 수의대에서 박사를 받았다.
이 학과는 지난해 3월 신설돼 현재 학생은 1,2학년 90명 뿐이다. 그런데도 전담교수 T/O를 수의사들로 미리 꽉 채운 셈이다. 졸업 후 동물병원에 바로 투입해도 될 정도 전문가로 학생들을 키워보겠다는 얘기다.
특히 강환구 학과장은 20년 넘게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근무하다 2020년 상반기 세명대에 합류했다. 사람으로 치면 ‘식품의약품안전처’(MFDA)에 해당하는 우리나라 검역본부에서도 내로라했던 독성학 권위자. 당시 동물약품 관리과장과 평가과장 등 관련 요직을 맡았었다.
임상시험기관 선정에 검역본부-녹십자-바이오톡스텍 등 MOU 잇따라
세명대는 지난해 12월, ‘동물용의약품 임상시험 실시기관’이 됐다. 임상시험은 동물약품 개발의 마지막 단계. 동물 신약이 시장에 나올 수 있느냐, 없느냐가 임상시험 결과에 따라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또 최근 ㈜바이오톡스텍(대표 강종구), 녹십자수의약품㈜(대표 나승식) 등과 잇따라 손 잡고 동물용 신약과 의료기기 개발 협력 체계를 만들었다.
바이오톡스텍은 임상시험(CRO)계 글로벌 기업인 미국 AAALAC의 풀(full)인증을 받은 코스닥 상장사. 또 녹십자수의약품은 동물용 백신 및 CMO(위탁생산) 전문기업이다. 최근 충남 예산에 백신공장도 크게 지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본부장 박봉균)와도 동물바이오연구 교육 및 전문인력 교류 협약을 맺었다. 동물 헬스케어 산업의 첨단 분야를 학생들이 미리 체험해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세명대 교수 4인방, “원헬스 시대 열어갈 전문가 양성이 우리 목표”
벌써 그런 조짐도 보인다. 지난 4월말 열린 대한수의학회(회장 박상열) ‘2022 춘계학술대회’에서 동물바이오헬스학과연구팀이 우수포스터상<사진>을 수상한 것.
말에 주사한 항생제(겐타마이신)의 체내 동태 프로파일 연구(“Pharmacokinetic profile of gentamicin in horses after Ⅳ injection”)가 주제다. 학술대회장에선 대학원생도 아닌 학부생(김도희 세명대 임상병리학과 4학년)이 주저자여서 더 주목을 받았다.
학생들 봉사활동 동아리도 벌써 2개다. ‘아모니멀(amonimal, 지도 문형준)과 ‘함께하개’(지도 강환구).
이들은 학교 캠퍼스 길고양이 밥주기는 물론 유기동물 및 멸종위기동물 보호 캠페인을 펼쳐왔다. 이들은 “사람과 동물, 환경이 더불어 건강한 ‘원헬스'(one health)시대를 열어가는 작은 시도”라고 했다.
12일, 모처럼 교수 4인방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강 교수는 “(단순한 ‘기능인’이 아니라) 세상에 꼭 필요한 ‘전문인’, 거기에 따뜻한 인격까지 함께 갖춘, 그런 인재들로 우리 학생들을 잘 키워보자”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