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미주 유럽 등에서 모바일을 통한 원격진료 서비스가 가시화되기 시작하자 삼성전자도 반려동물 원격진료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 쪽 원격진료는 현행 제도 아래선 당장 도입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반려동물 쪽부터 시도해보겠다는 것.
삼성전자는 현재도 집에 홀로 남은 반려견의 짖음을 감지해 음악이나 TV 프로그램을 틀어주는 서비스(‘스마트싱스 SmartThings 홈 라이프’)를 제공하고 있다.
14일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SW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유미영 부사장<사진>은 “미국에서는 진료 비용 부담, 수의사들의 수요 등으로 반려동물 원격 진료 서비스가 보편화돼 있고, 국내에서도 점차 논의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고객과 수의사들을 연동시켜주는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하고 있는 스마트싱스 펫케어 기능에 수의사들이 반려동물을 원격 진료할 수 있는 서비스로까지 확대해보겠다는 얘기다.
이는 삼성전자가 현재의 우리나라 법률적 제도적 여건 아래서도 수의사들이 참여하는 반려동물 원격진료가 가능하다는 쪽으로 사전 검토를 끝냈음을 시사한다.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홈 라이프’는 집 안의 모든 가전제품을 연결해 사용자에게 맞춰 주는 통합 가전 솔루션.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로 이용자 사용 패턴을 분석해 펫케어는 물론 요리 공기정화 에너지 등 6가지 홈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 스마트싱스 이용자도 이미 1천300만명에 달한다.
유 부사장은 “(여기에) 노년층 돌봄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노인들에 발생하는 위험을 미리 감지, 따로 사는 자녀들이 바로 알아차리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이용자 1천300만명 ‘스마트싱스’ 반려동물 펫케어에 원격진료 서비스 접목할 듯
이 기능을 반려동물에 적용하면, 홀로 집에 남아있는 반려동물에게 생긴 이상 징후를 지정 동물병원으로 바로 연결 시켜 문자 상담을 하거나 화상 진료로 연결하는 방식이 가능해진다. 동물병원 응급팀이 바로 달려가는 서비스를 추가할 수도 있다.
미국 유럽 등지에선 이미 퍼지(FUZZY), 펫트리아쥬‘(Petriage) , ‘메디치’(Medici), ‘텔레벳’(TeleVet), 본드벳(Bond Vet), 폽(Pawp), 에어벳(AirVet) 등 여러 스타트업들과 대기업 투자 회사들이 수의사 원격의료 상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인이 만든 닥터테일(Doctor Tail)같은 회사도 있다.
우리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도 ‘Trade Focus'(2022년 1호)에서 펫케어 산업의 3대 트렌드로 ‘펫휴머니제이션’, ‘펫테크’와 함께 ‘첨단 동물의료’를 꼽으며 “첨단기술로 반려동물 질병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고, ICT기술로 원격 상담과 진료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전세계적으로)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동물의료 분야가 펫휴머니제이션 문화와 펫테크 기술이 가장 효과적으로 융합되어 나타나는 영역”이라는 것이다.
미국한인수의사회장을 세 번이나 지냈던 헨리 유 박사(수의메디컬 컨설턴트)도 지난해 3월, 우리나라 수의사 교육플랫폼 ‘벳채널'(Vet Channel) 강연에서 “스마트폰 사용자의 증가, 고객들의 수용 태도, 원활한 전자결제 등 긍정적인 요소들이 너무 많다. 아무래도 ‘원격진료’는 향후 수의학 진료를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이 서비스를 본격 시작한다면 비슷한 서비스가 쏟아져 나오는 등 국내 시장에 주는 파급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현재 여러 곳에서 원격진료 개념을 담은 펫케어 서비스를 구상하거나 이미 시험 중이기 때문.
게다가 반려동물 헬스케어에 수의사 원격진료가 가능해진다면 사람 쪽에도 원격진료가 도입되는 교두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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