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세계 각국의 몸짱 소방관들이 옷을 벗고 화보 촬영에 나섰다는 뉴스를 보곤 합니다. 이는 화상 환자들의 치료비 마련을 위한 소방관들의 연례 자선행사인데요.
호주의 몸짱 소방관들 역시 내년 화보를 위해 옷을 벗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수익금은 사람이 아닌 호주 야생동물을 위해 전액 사용될 계획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2019년, 호주에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라 불리는 재난이 닥쳤습니다.
260일간 잡히지 않은 거대한 산불은 10억 마리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그로 인해 호주를 대표하는 코알라는 멸종 위기에 처했으며, 그 외 몇몇 호주 토착 동물은 실제로 멸종한 것으로 보고됩니다.
이 비참함을 단순히 수치로만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새카맣게 타버린 나무 아래에는 불에 타죽은 코알라 사체와 등에 불이 붙은 채 새끼를 껴안고 있는 어미 코알라의 사진이 공개되자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터트렸는데요.
더욱 안타까운 것은 위 사례 속 어미 코알라를 비롯해 수많은 야생동물이 구조된 이후로도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소방관들은 이러한 비극을 다시는 겪지 않기 위해, 피해와 고통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이번 수익금은 호주 야생동물을 위한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하였습니다.
이 기부금 중 일부는 호주 최초의 이동식 동물 병원을 짓는데 사용할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바로 ‘바이런 베이 야생동물병원(Byron Bay Wildlife Hospital)’입니다.
호주 소방관들은 야생동물을 돕기 위한 기금이라는 의도를 화보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드러내기 위해 야생동물과 함께 화보를 촬영했습니다.
화보에 임한 소방관 모델들은 각자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캥거루, 말, 염소 등과 짝을 이루었는데요. 좀 더 뜻깊은 촬영을 진행하기 위해 보호소의 개와 고양이와도 힘께 짝을 이뤘습니다.
동물이 촬영을 하며 낯선 장비와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오랜 기간에 걸쳐 친밀도를 쌓은 다음 작업이 진행되었다고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몇몇 소방관들은 자신과 짝을 이룬 유기견과 유기묘에게 마음을 빼앗겨 입양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화보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저 지금 호주 이민 가려고요” “동물을 위해 화보를 구매하겠습니다. 소방관 때문이 아니고요.” 등의 반응을 보이며 화보에 대한 구매의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글 제임수
사진 Bored Pa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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