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영국 켄트주 시팅번 타운 외곽,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은 횅한 곳에 15살의 늙은 블랙 래브라도 한 마리가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녀석의 목에는 비겁하고도 잔인한 내용의 쪽지가 꼽혀 있었습니다.
편지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저 좀 데려가 주실래요? 제 보호자가 저를 잘 돌보는 법을 몰라 10년 만에 이곳으로 다시 데려다주었어요. 절 돌봐주세요. 고마워요.’
개를 버린 이전 보호자는 편지를 통해 ‘이 개는 원래 유기견이었으며, 이 개를 입양한 것이 자신이었다’라는 점을 언급하며, 은연중에 ‘자신은 어느 정도 책임을 다했다’고 어필하고 있습니다.
지역 동물보호소가 래브라도의 사연과 함께 쪽지의 내용을 공개하자, 네티즌들은 “자기합리화를 하는 비겁한 사람”이라며 맹비난을 퍼부었습니다.
다행히 보호소는 안타까운 사연을 공개한 지 얼마 안 돼, 녀석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새 가족이 나타났다는 좋은 소식을 이어 전했습니다.
“블랙 래브라도는 비록 10년간 함께한 보호자에게 처참하게 버림받았지만, 현재 녀석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남은 삶을 끝까지 책임져줄 가족에게 입양되었습니다.”
한편, 블랙 래브라도가 발견된 스웨일의 지역위원회(Swale Borough Council)는 블랙 래브라도의 이전 보호자를 찾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바로 ‘보호자들이 반려동물을 버린 이유’를 조사해 유기동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함입니다. 이에 대해 마케팅 담당자 레베카 씨가 추가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우리는 개들이 버려지는 이유를 좀 더 명확히 파악하고 조사하려 해요. 현재까지 수집한 자료에 의하면 경제적 부담을 이겨내지 못한 것으로 나오고 있어요. 물론, 다른 다양한 이유도 많지만 돈이 가장 큰 이유로 보입니다.”
유기동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용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데요. 이처럼 Swale Borough Council는 실상에서 현실적인 이유를 찾아내고, 그에 맞는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내려는 노력을 들이고 있습니다. 만약 경제적인 이유로 버려진다면, 개를 평생 책임지는 데 드는 금액을 강조하는 캠페인을 벌이거나 관련 법안을 추진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원인 파악이 선행되지 않은 채 내놓는 대책은 단순한 수박 겉핥기에 그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한 해 10만 마리의 유기견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우리는 지금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또, 어떠한 시선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는지 궁금합니다. 유기동물을 반으로 줄이겠다는 19대 대선 공약. 언제쯤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글 이제원
사진 홈페이지(swale.gov.uk/)